가을이면 안아주고싶은 사람들에게

  • 주향숙
  • 조회 6791
  • 기타
  • 2009.10.1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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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오는데

봄이 오는군요
사래긴 밭은
가슴을 열고 누워서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는군요

오랜 세월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원하며
또 그렇게도 아름답게
서로가 서로를 위했는데

당신은
이 봄에
굽은 등 펴기가 아프시군요
흐릿한 눈길만 젖어드시는군요

색채도 없는
흑색의 밭과
소리도 없는
당신의 삶은

이제 조용히
서러워지는군요
아주 고요하게
사라져가야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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