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떨어진 고호의 귀(시:최강)

  • 김형효
  • 조회 6860
  • 두만강여울소리
  • 2005.10.0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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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할딱이는 귀를 보았다
  어둠이 갈아앉은 방구석에서
  귀는 파란 린광(燐光)을 뿜고있었다

  파란 귀는 분명
  거친 숨을 몰아쉬고있었고
  어둠을 뚫고 날아온 해바라기의
  노랗게 눈부신 색조가 뙤창턱에서
  벽에 걸린 자화상 한점과
  내 초점을 일치화시키고있었다

  정신이 분렬된 고호님은
  액틀가장자리에서 중심을 잃은채
  암스테르담의 노란 격정을 말리우고있었고
  내 코등에선 찡- 하고 겨울바다가
  출렁거렸다

  곰팡이냄새 돋아나는 벽에서 
  귀잃은 고호님은 실색으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있었고
  그 아래 칙칙한 바닥에는
  겁먹은 나의 작은 귀후비개 하나와
  고호의 귀 한짝이
  나란히 할딱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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