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섬

  •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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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만강여울소리
  • 2009.09.2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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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섬

천년의 인내여
고독의 행자여
자기 무게조차 이기지 못하는
물의 손 잡지 마소서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절실히 다가가거든
사정없이 뿌리치소서
산산히 부서뜨리소서

터질듯한 저 부끄러움에
침묵의 칼을 내리소서
그리하여 기억마저
호흡 멈추게 하소서

천년을 기다려온 당신앞에
설 자리를
물더러 그 이름마저도
비켜 흐르게 하소서

찰나의 실수는
깊이의 모자람에서 비롯되고
나는 인제
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당신에게 편지를 써야겠다니
신은 나에게
귀퉁이가 찢어진 백지 한장 건네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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