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쪽과 겨울 저쪽 / 주성화

  • 김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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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시
  • 2009.10.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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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어 몇날
먼 후에 넌
날 찾았다

어느 새벽인지 황혼인지
하는 때
주둥이 빨간 새가
너에게 알려주었다고 했지

날 찾아 슬픈 이야기
많다 하지만
잃음은 사라진 진실

강물에 머리 박은 해처럼
한두점 홍조 보태며
너의 체온을 나눔은
서정이 아니면
죄악

너와 나는 장마철이자
가뭄이다.

헌 공간 부여잡고
실중(失重)되여 떠있음은
나에게 전하는 행운의
메시지

나의 오른쪽발등을 거쳐 왼발우로 흐르던 푸른
하늘에 남겨둔 강물은 왼발인지 오른발인지 가릴수
없는 너의 고달픔을 풀기 시작한다.

너 떠난 뒤 몇몇날
후에
나는 죽어
잊음이 하도 헤퍼
건망증으로 태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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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화 시인 약력: 필명 육삼
중국 연길 출생(1963년)
연변대학교 수학학부 졸업
출간 저서 ‘중국조선인 이주 사진첩’ ,  ‘연변인구연구’, ‘연변인구통계자료집’, ‘연변조선족자치주지’인구편, ‘중국조선인 이주사’,  ‘중국문화풍경’등
시집 “숲에 떨어지는 해와 빛을 잃은 무리” ,  “가을 이쪽과 겨울 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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