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류명선

  •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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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시
  • 2009.11.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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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가 널 버렸을때 고무신이 되었다
곁에 없더라도 잘 지내라
너 밟아야 하는 진흙땅
결에서 잘 문질러 천천히 걸음걸어 놀리고
아장아장 민들레 피는 날 신겨주마
너가 없는 얼굴로 고무신이 되었다
보고 싶을때 신고 다니며 질질 끌리고
끌리더라도 내 발의 둘레로
깊어져 발자욱을 늘리리라
들소 지나간 허전한 흙 더미
다시 피어난 들녘의 노란 메꽃
꽃따라 잎따라 쓰러져선
안된다 수 만 거리를 걷고
너의 얼굴이 쓸쓸해 지거던
애비를 따라 고무신이 되어라
이 땅에 신다 남은 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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