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시는 광주, 전남 작가회의 나종영(회장) 시인께서 사람의 깊이에 올리신 시입니다. 흘러가는 강물이고 싶다는 제 시편에 대한 답을 대신해서 요즘을 살아가는 또래의 청년들에게 하고픈 말씀을 대신 전하신 것이라 믿습니다. 그 깊은 사랑을 받아 안고 살아갈 때 항상, 깊이 생각하며 살도록 힘쓰겠습니다.
편 지
-형효, 그리고 또 다른 이름의 젊은 시인들에게
흐르는 강물이고 싶을 때가 있지
낮고 그늘 진 곳으로 내려서고 싶을 때가 있을 터이지
가끔은 가슴 아래가 서늘해지는 산그늘에 서서
붉어지는 산노을을 끝없이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지
그 붉은 덩어리 속으로 몸을 던져 버리고도 싶겠지
한 점 뜬구름과 저 멀리 지평선이 바라다 보이는
수풀에서 울음 우는 한 마리 풀여치,
시인이라면 그 울음의 이유를 알겠네
가을바람에 강아지풀도 지고 쑥부쟁이꽃도 흔들리고
흐르는 강물의 뒷모습이고 싶을 때가 있겠지
그래도 빈 마음 마른 꽃이랑 되지는 말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남아 있으므로
새벽 강가에 서서 별빛을 기다리는 아픈 영혼이 있으므로
물 위에 우거지는 고마리꽃이라도 되게
봄이면 다시 피어나는 쇠별꽃이라도 되게
아니면 눈물 한 방울, 이슬을 먹고사는 우리네 어머니
목숨줄 만큼 질긴 물질경이 주먹이라도 되게
그래 후여후여 흘러가는 강물이 되게
이 땅 이 산하를 뜨겁게 보듬고 흐르는 강물이 되게.
***아래는 위 시편 편지에 대한 회답입니다.
수구초심이라 했던가요.
처음 마음을 버리지 못해서
항상 변죽이라도 울려보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깊은 푸념의 줄기를 늘어 놓다가
이렇게 지극하게 노출되고 나면
다시금 한둘금씩 주어 담으며 살아난답니다.
지하 3층과 지상을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시의 말처럼 노래의 말처럼 살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온하고 안락한 시와 거리가 먼 저를 한탄합니다.
평온하고 안락한 시를 쓴다면 그 시처럼 살게 될까 싶은데,
여전히 꺼칠꺼칠한 아버지 손마디마냥 오돌토돌한 시만 좋아합니다.
이 서울 하늘에서 사막을 노래하고 사는 사람으로서
그 사막조차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허우적이는 처지이니
항상 그리움의 한켠으로 밀려나 있는 사람들을
자나깨나 그리워 하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 통하는 들판의 사람들을 향하여 경배하고 삽니다.
못마시는 술 한잔이라도 마시며
그 사람들 품에서 엉엉 울어제끼고 나면
마치 평온한 시의 말처럼 노래의 말처럼
그 품이 저의 고향이 될런지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이 내게로 다가와 손짓을 하는 것같아 보이고
아니 저기 멀리 길을 떠나는 사람이 슬며시 돌아다 봐 주는 것이
자꾸자꾸 저를 부르는 것처럼 들리는 것은
그래서 자꾸 다가 가서 속고 우는 것은
도시 서울의 숙명인 것처럼 속고 살면서도
그것들이 제게는 왜 그리 큰 의미가 되고 있는지요.
편 지
-형효, 그리고 또 다른 이름의 젊은 시인들에게
흐르는 강물이고 싶을 때가 있지
낮고 그늘 진 곳으로 내려서고 싶을 때가 있을 터이지
가끔은 가슴 아래가 서늘해지는 산그늘에 서서
붉어지는 산노을을 끝없이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지
그 붉은 덩어리 속으로 몸을 던져 버리고도 싶겠지
한 점 뜬구름과 저 멀리 지평선이 바라다 보이는
수풀에서 울음 우는 한 마리 풀여치,
시인이라면 그 울음의 이유를 알겠네
가을바람에 강아지풀도 지고 쑥부쟁이꽃도 흔들리고
흐르는 강물의 뒷모습이고 싶을 때가 있겠지
그래도 빈 마음 마른 꽃이랑 되지는 말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남아 있으므로
새벽 강가에 서서 별빛을 기다리는 아픈 영혼이 있으므로
물 위에 우거지는 고마리꽃이라도 되게
봄이면 다시 피어나는 쇠별꽃이라도 되게
아니면 눈물 한 방울, 이슬을 먹고사는 우리네 어머니
목숨줄 만큼 질긴 물질경이 주먹이라도 되게
그래 후여후여 흘러가는 강물이 되게
이 땅 이 산하를 뜨겁게 보듬고 흐르는 강물이 되게.
***아래는 위 시편 편지에 대한 회답입니다.
수구초심이라 했던가요.
처음 마음을 버리지 못해서
항상 변죽이라도 울려보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깊은 푸념의 줄기를 늘어 놓다가
이렇게 지극하게 노출되고 나면
다시금 한둘금씩 주어 담으며 살아난답니다.
지하 3층과 지상을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시의 말처럼 노래의 말처럼 살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온하고 안락한 시와 거리가 먼 저를 한탄합니다.
평온하고 안락한 시를 쓴다면 그 시처럼 살게 될까 싶은데,
여전히 꺼칠꺼칠한 아버지 손마디마냥 오돌토돌한 시만 좋아합니다.
이 서울 하늘에서 사막을 노래하고 사는 사람으로서
그 사막조차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허우적이는 처지이니
항상 그리움의 한켠으로 밀려나 있는 사람들을
자나깨나 그리워 하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 통하는 들판의 사람들을 향하여 경배하고 삽니다.
못마시는 술 한잔이라도 마시며
그 사람들 품에서 엉엉 울어제끼고 나면
마치 평온한 시의 말처럼 노래의 말처럼
그 품이 저의 고향이 될런지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이 내게로 다가와 손짓을 하는 것같아 보이고
아니 저기 멀리 길을 떠나는 사람이 슬며시 돌아다 봐 주는 것이
자꾸자꾸 저를 부르는 것처럼 들리는 것은
그래서 자꾸 다가 가서 속고 우는 것은
도시 서울의 숙명인 것처럼 속고 살면서도
그것들이 제게는 왜 그리 큰 의미가 되고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