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 김형효
  • 조회 2738
  • 2005.09.19 21:40
  • 문서주소 - http://sisarang.com/bbs/board.php?bo_table=todaypoem2&wr_id=133
비가 내리지요.
산비탈을 쓸고 물줄기를 이루며
아래로 아래로 흐르더니
바윗돌에 부딪히고 들판을 가로지르더니
어느 새 한없이 흘러 흐름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 바다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설움을 울던
사람들에게 차디찬 겨울입니다.
그들이 억울함을 갖고 울던
시린 눈물이 얼굴 살갗에 닿아 녹아 내릴 때
그 눈물은 어디로 흘러 바다가 될까요?

시린 사람의 가슴에서 시린 것들 물처럼 흘러
그 흐름을 따라 흘러가 바다가 될 수 있다면
그 바다로 흘러간 물들은 위안이 되려는지
잊을 수 없는 것들 때문에 눈물이 날 때
가슴 속에 고여드는 눈물이
가슴 속에서 바다가 될 수 있다면
세상사 설움들 때문에
가슴에 눈물이 고여 가슴이 바다가 되었습니다.

산비탈을 흘러 흘러
아래로 아래로 흘러간 물들처럼
흐르던 눈물이 얼굴 살갗에서 녹아 내릴 때
그 아래로 흘러간 것들이
바다로 가 바다가 되듯
눈물도 바다를 만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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