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 김형효
  • 조회 3012
  • 2006.01.0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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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손 끝이 더욱 시린 날
겨울 찬 바람이 더욱 차가운 날
아궁이에 불길이 더욱 그리운 날
불꽃이 아름다운 아궁이를 보며
군 고구마가 익어가는 그런 날
나는 초라함을 잃은 도시의 아이

따뜻한 봄 날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날
먼 산에 꽃 바람이 일어 코 끝을 간지럽히는 날
도랑에 미나리깡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 날
생기도는 미꾸라지가 흐릿한 물빛에 반짝이는 걸 보며
우리의 추억이 찬란한 희망처럼 손짓하는 날
나는 행복한 도시의 아이

그렇게 너와 나는 추억의 공간이 있어
그렇게 너와 나는 잃어버린 지금을 떠나
그 옛 것을 기억할 그리움의 공간이 있어
그렇게 너와 나는 행복하구나!
친구야! 언제 어느 곳에서든
너와 나는 행복한 도시의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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