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벌에서 - 거리 3

  • 김형효
  • 조회 3065
  • 2007.04.28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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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이 반짝이듯 사람도 반짝이고 있었다.

문명의 이기에 날 맡긴 채

나는 나를 노저어 가듯 검은 도시의 강을 간다.

잠자리 눈에 의지한 채

공(空)감각의 거리에 내가 맡겨질 때

나는 의지할 것 없는 화살과 같다.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나는 나를 떠난 것이다.

그렇게 도시의 검은 강물에

사람들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 허우적이는 사람들을 날쌔게 낚아채어

그들을 쉬게 할 공간을 찾아

나를 떠난 의지할 것도

나를 떠나 의지할 공간도 없이

잠자리 눈을 부빈다.

그렇게 나는

도시의 검은 강물에 낚시대를 드리운 강태공이다.

 

아! 자유 하수상이여!

하 수상한 시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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