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벌에서 - 거리 7

  • 김형효
  • 조회 3994
  • 2007.05.11 18:45
  • 문서주소 - http://sisarang.com/bbs/board.php?bo_table=todaypoem2&wr_id=264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쓸쓸한 거리, 검은 강을 거닐며 아침이 상쾌하구나.

밤 새 마신 소주잔이 속을 쓰리게 하듯

도시의 밤거리도 쓸쓸하구나.

그들이 없다면 새벽 검은 강 줄기 이룬 거리는 깨어나지 못하리.

흰색의 X 자로 안전표지판을 삼은 거리의 청소부들이

이것은 아니야라 말하지 않고

검은 강의 쓸쓸함을 쓸어담고 있다.

검은 강의 속쓰림을 가시게 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저당잡고 거리를 달래고 있다.

아프지! 아프지! 많이 아파 안부하며......,

날마다 날마다 검은 새벽 검은 강 줄기를 다독이며

검은 강의 쓸쓸한 폐부를 쓸어담고 있다.

밤새 저지른 인간의 야욕을 말끔히 쓸어담는

그들은 거리의 파수꾼이다.

그들이 맑히는 아침이 나를 살게 하고 있구나.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