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처럼......, 나뭇잎이 떨어지네.

  • 김형효
  • 조회 3904
  • 2008.07.2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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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길 한 번 주었다고 사랑인가요?

거짓처럼 사라져간 사랑 때문에
지나온 청춘이 상처로 기억되는 것을
하늘거리며 날아가는 나비에게 묻고
길 잃은 철새에게 물어보았지요.

눈 길 한 번 주었지요?

상처도 아물며 사라져간다고 말하는 이가
저무는 해를 바라보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죠.
흐르는 물처럼 구름처럼 그렇게 아무는 것들은
사랑의 상처는 아니었다고 중얼거렸죠.

눈을 감으며 꽃을 보았지요?

활짝 활짝 꽃이 피듯
그리움은 눈 감은 자리에서도 자라나죠.
지나온 꿈 속의 사랑은 아름다운 것
청춘의 사슬에 묶인 사랑처럼 행복하지요.

눈을 뜨며 사라져간 그리움이 있지요?

아물지 않은 상처가 벌 나비떼에
꽃문을 열고 공중낙하하는 물기를 받아안았죠.
머금을 것 없는 맺힐 것 없는 자리에
눈 뜨고 볼 수 없는 것들이 수북히 쌓여가는 날

눈과 입과 귀와 코가 어울러져
찬란한 그리움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랑입니다.
절망입니다.
그렇게 청춘이 젖어듭니다.
나뭇잎은 죽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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