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했던 시(詩)-네팔에서의 인터뷰

  • 김형효
  • 조회 4102
  • 2008.08.0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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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국영 <라디오 네팔>의 유명 사회자인
러메스 선생이 내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Q: 당신은 네팔 말을 언제 배웠느냐?
A: 나는 네팔 말을 따로 배운 적이 없다.

Q: 그런데 어찌 그리 네팔 말을 잘 할 수 있었는가?
A: 나는 처음 네팔에 올 때
    네팔의 하늘에서 바라보이는 히말라야와
    네팔의 풍경들도 나의 선생이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네팔의 하늘도 바람도 나의 선생이다.
    네팔의 어린이도 네팔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네팔 하늘의 구름도 하늘을 날으는 새도
    먹구름이 끼고 비가 내릴 때 그 모든 현상들도
    네팔의 강과 어린 아이의 미소와 흙먼지 비바람도
    히말라야를 오가는 당나귀도 히말라야의 돌멩이도
    네팔의 그 모든 것들이 나의 선생과 같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당신조차도 나의 선생이라 믿는다.
    내가 질문 할 수 있었던 것들
    그 모든 것들이 나의 선생과도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받들었더니
    저절로 네팔 말이 되었다.

    지금도 간혹 네팔 이주노동자들이 내게
    러메스 선생과 같은 질문을 한다.
    자신들도 한국말을 배우고 싶다면서
    그래서 나는 말한다.
    당신들이 한국에 것들을 선생처럼 생각하고 받들어 보시오.

*필자는 2004년 3월 네팔을 처음 찾았다.
 그리고 한달을 체류했었다.
 그때부터 네팔말이 되었다.
 횟수를 거듭하며 오간 것이
 총 7차례 체류 기간은 11개월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동시통역까지 가능하고
 문학인들의 문학심포지엄에서도 통역과 동시통역을 담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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