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날, 밤도 낮도 어둠이 짙다.

  • 김형효
  • 조회 4297
  • 2008.09.1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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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무섭다.
날마다 분노하는 내가 무섭다.
날마다 평화롭게 촛불을 들고 거리를 걷고 싶다.
날마다 촛불을 들고 거리를 갈 때 촛불을 겁박하는 바람도 평화다.
 
무섭다.
무서운 것은 풍전등화가 아니다.
대통령이 쥐처럼 보이는 것이 무섭다.
사람인 내가 사람이 신이라고 하는 내가
한 나라에 대통령이 쥐로 보이고 그 내각이 쥐떼처럼 보이고
어떻게 하면 그들을 응징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는 내가 무섭다.

날마다 무섭다.
매 시간마다 포털에 올라오는 쥐떼들 관련기사만 보면
내가 쥐가 된 것처럼 아니 쥐를 본 고양이처럼 그들을 물고 싶어 무섭다.
급기야 그들을 물고 죽이고 먹어치워버리는 꿈을 꾼다.
나는 급기야 악마가 되어간다.
나의 이 두려움은 누가 제어할 수 있는 무서움이란 말인가?

무섭다.
불안하다.
저들이 언제 날 잡아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청하려다 일어났다.
재수없이 내일의 운세를 보았다.
무서운 운세다.
2008년 9월 11일 나의 운세는 송사가 있을 것이다.
내일 출근을 해야하나.
아니면 수원 시내가 다 내려다 보이는 화성을 올라가볼까?
하루 눈 딱감고 그 두려움을 피해볼까?

무서움 때문에 두려움 때문에
포털에 그동안 올렸던 쥐떼들에 대한 댓글을 지우다가 멈췄다.
나와 같은 들고양이들이 올려놓은 글이나 내 글이나 다 오십보 백보다.
안심하게 된다.
그래도 내일 아침이 무섭고 모레가 무섭고
그 다음날이 무섭다.

나의 악마처럼 강해지는 공격성이 무섭다.
아름다운 꽃같은 시를 써보고 싶다.
저 악랄한 쥐떼들을 다 물어 죽이고 먹어치우고
어쩌랴!
이 두려움에 떨며 악랄해지는 나를,
나의 하루를,
나의 불안한 밤, 밝은 낮도 어둠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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