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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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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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김형효

 

말이 온다.

세상은 여전히 익다만 땡감 맛이고

나도 따라 익어가려 익은 것들을 찾아본다.

바람이 불어 그 뒤를 따른다.

못난 나는 바람을 네 길 가라고

그냥 보내고 있다.

다 순리처럼 가기에

난 끝끝내 옛날식으로

지고지순 살아보려 한다.

하나 둘 모여들며 멍청하게 왜 그래

그래 그 입처럼 쉬운 말은 어디서 온 것일까?

나는 그 입이 뱉은

쉬운 말의 넋을 잃은 영혼이 불쌍타

그래서 바람을 따르는 맹목은 더없이 가련해

입 다문 소리가 아우성친다.

할 말이 넘쳐서 입을 꾹꾹 다무는 고통이

이 문명이 발달한 시대에 일상사라니,

오늘도 찬 바람 더운 바람 다 흐르게 두고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듣고 보자고 울음만 늘고

속울음의 아우성소리는 목 안에 갇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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