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길 예찬

  • 김형효
  • 조회 3185
  • 2005.09.0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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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공허함을 견디지 못해 뒷 길을 찾는다. 

앞 길의 공허의 무게가 
나를 뒷 길로 밀어내지만, 
그렇게 뒷 길로 밀려온 나는 
뒷 길에 어수선함 속에서 
앞 길에서 견뎌야 했던 헛헛함들을 견디며 
끝없는 평화를 체험한다.

나는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헛헛함이 삶을 지탱하기 힘들게 하는 
앞 길의 고독을 피해
뒷 길의 넉넉한 상처를 찾아 
길들여지듯 뒷 길로 나설 것이다. 

앞 길에 허허로움이 나를 상처낼 때마다 
두려움 없이 뒷 길의 고독과 
뒷 길의 어수선함을 사냥할 것이다. 

이제는 어려운 고민 그만하고 
이제는 힘겨운 것들 부려두고 싶다. 
그렇게 잔잔하고 아늑한 평화를 찾아 길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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