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 김형효
  • 조회 3252
  • 2005.09.14 23:36
  • 문서주소 - http://sisarang.com/bbs/board.php?bo_table=todaypoem2&wr_id=92
집이 비어 있어서 쓸쓸하다.
도시에 쓸쓸한 거리를 걸으며
빈집을 생각했다.
비어 있던 집을 찾아
도시에 쓸쓸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비어 있는 것이 집만이 아니었고
도시에 거리만이 쓸쓸한 것은 아니었다.
마음이 텅빈 것처럼
사람들을 잊고 살았던
나를 잊고 살았던
그 공허함을 잊지 못해
스산한 산골 바람을 따라
함박눈이 스러져
밀가루처럼 흩어져 내린다.
빈집과 아스팔트의 쓸쓸함 깃든
겨울 한나절
비어 있는 하늘을 보며 차가운 달을 본다.
그리움처럼 적막한 어둠을
달빛과 별빛과 가로등 불빛 빼고는
온통 그리움으로 채워진 세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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