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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택시 드라이버----2

  • 김형효
  • 조회 4003
  • 2007.04.28 03:43
사람들이 울고 있다. 웃고 있다.

절망 속에서도 울고 희망 속에서도 울고

좌절할 뻔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간신히 희망의 끈을 잡고 웃고 있다.

희망의 끈을 붙잡기 위한 안간힘처럼 울고 있다.

 

새벽이다.

흰 머리 소녀(?)오정동 농수산물 시장엘 간다.

새벽 2시 38분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소녀가 되어버린 나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75세 소녀인 나의 어머니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흰 머리 소녀의 단아한 풍경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농수산물 시장에서 청과물을 판다는 그 소녀!

잠이 오질 않아 3시 30분 경에 나가면 되는 데 오늘은 좀 일찍 나서셨다고 했다.

부디 건강하세요.

위대한 청청함을 잃지 마소서!

 

세 명의 꽃 같은 아가씨가 서로 부둥켜 안고 울고 있다.

갑자기 한 명의 어린 꽃 같은 소녀가

꽃 잎에 나비가 몸을 부리듯 길 바닥에 주저앉는다.

다가가 일으켜 세우고 싶은 안쓰러운 운전기사......,

속마음으로 어서 차에나 오르셔요.

하지만,  지체시간이 길다.

결국 주저앉았던 소녀가

자신을 위로하던 친구에게 미안하다면서 다시 울음보를 터트린다.

알 수 없는 영문이 무엇인지

많이 아픈 사연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 아가씨는 그렇게 꽃걸음을 옮겨 앞 차에 타고 가고

다음 아가씨가 꽃걸음으로 내가 운전하는 택시에 자리를 잡았다.

어린 꽃이 가늘거리며 흰 바람에 날리는 듯하다.

목적지를 이야기 하는 데 중국동포 임을 알아차렷다.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그는 입을 다물었다.

한참 후 다시 길을 물어 가는 데 이번에는 내가 시집을 한 권 건넸다.

눈물로 친구들과 인사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내가 할 수 있는 짓(?)이다.

결코 작업은 아니다.

동포애적인 위로다.

그녀는 그제야 안심이 되는지 말을 이어갔다.

힘겨울 때 시집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안녕!

 

"지치고 힘들 때 고통을 탓하지 마라!

시집도 읽고 음악도 듣고 그림도 보고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며 눈물 흘린 흔적으로 채워진 문화예술을 향유하라!

그때 친구는 자유를 얻으리라!"

김형효 말씀.......2007년 4월 26일

 

대전의 거리는 희망이다.

아이를 품은 아이를 안은 엄마를 볼 수 있어서다.

나는 생각한다.

여성의 수많은 아름다움 중에 아이를 품은 모습처럼 아름다운 모습도 드물다.

나는 말한다.

아이를 품은 어머니야말로 시인이다.

나는 말한다.

아이 잘 키우세요.

몇 사람의 아이와 아이엄마를 만나는 시간은 풍요로운 시간이다.

건강하소서!

 

쫓기듯 헤매며 거리를 걷는 사람들

지친 듯 피곤해 보이는 아저씨

난망한 아픔을 토로하는 아줌마

거리의 아이들이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한다.

초등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단체 여행을 떠나는 모양이다.

뜻없는 그 인사가 거리에 꽃물을 들이는 맑은 짓이다.

얼마나 즐거운 거리였던지.

홀로가 아니라 길가는 사람마다 불러세우고 안녕하세요!

이쁜 아이들......,

 

술이 거나하게 취한 아저씨

퇴근 길 집에서 걸려온 딸의 전화를 받고 즐겁다.

술 한잔 했지!

지금 집에 가고 있지!

부럽다.

저 술취한 아저씨의 팅김이......,

아름다운 팅김이란 생각을 한다.

난 언제 어른이 되는가?

내 자식을 키워보지 못하고 생을 마칠까 그것이 제일 걱정인 나!

건강하게 술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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