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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으로 역사를 여는 사람

  • 김형효
  • 조회 3049
  • 2005.09.05 20:13
-누가 배를 띄울 것인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 처음으로 그 길을 간다는 것은 굳은 결심이 필요한 것이다. 어느 시기 무엇을 하려해도 그것은 마찬가지이다. 망망대해의 바닷길을 열어간다는 것에 이르러서야 두 말 할 나위가 없는 일이다.

발해의 역사를 찾아 선조들이 아주 먼 옛날 가던 길을 간다는 것, 그 길을 따라 항해를 한다는 것은 예삿일 아니고 쉬운 일도 아니다. 아니, 험난한 길인 줄 알면서 길을 떠난 사람들에게 할 말이 무엇이겠는가? 그런 길을 간 이들이 있다. 그들은 이미 우리 곁에 없다. 1차 발해 뗏목탐사대의 장철수 대장과 대원들이다. 탐사대가 목적지를 눈 앞에 두고 동해바다 일본의 오끼섬에서 좌초되어 전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목숨을 건 역사의 길을 가면서 그는 말했다. 국가에 부담을 주기 싫다. 그래서 악조건을 감수하면서 발해 뱃길을 따라 항해에 나섰던 것이다. 그런데 그 길을 따르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방의천 2차 발해 뗏목 탐사대장이다. 그가 탐사대의 항해 길을 따르기로 작심하고 벌써 몇년째 발해 역사 복원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온갖 연구를 거듭하면서 발해의 항해도를 따라 뗏목을 타야한다는 일념을 보여주고 있다.

방의천 발해뗏목탐사대장을 만났다. 평소 발해와 민족 문제 그리고 우리의 현실문제와 앞으로의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분이라 따로 취재를 한다거나 질문을 던진다거나 하는 취재를 한 것은 아니다. 그저 바라보기에 너무나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기사를 쓰게 된 것이다. 오마이 뉴스의 독자들이 더 큰 관심으로 나서주기를 바라면서......,

벌써 뗏목 항해를 기약한 날이 세차례나 지연되고 미루어져 상심할만도 하건만 그의 의지는 더욱 확고해 지고 있다. 오히려 더 시급한 우리의 과제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면 뗏목 항해에 대한 관심은 그에게서 멀어져 버린 것은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요즘 그는 안티조선운동이나 언론 개혁운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매달려 있다.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며 오로지 민족의 문제가 지금 나의 문제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있지 않은 것 같다. 여러 유명 가수들이 그의 항해 길을 돕기 위해 무료 자선공연을 해주기로 했고, 많은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후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뗏목항해에 필요한 기본 경비 3억원 상당의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그런 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생각 같아서는 뜻 있는 독지가가 나서서 후원이라도 해주었으면 하는데, 그 많은 기업들은 다 무엇을 하는지 역사의 길을 여는 데는 너무나 관심이 소홀하다는 생각뿐이다.

요즘 흥하는 벤처기업가들이여! 우리의 역사적 서정의 공간을 확장시켜줄 발해 뗏목탐사대가 항해의 닻을 올릴 수 있도록 나서주실 수는 없는 것이오? 아니 우리 모두가 나서서 뗏목을 띄워 볼 수는 없을 가요?

방의천 대장은 말한다. "나는 지금 역사를 생각하고 나를 돌볼 생각은 접은지 오래되었다. 내가 바라본 세계, 내가 바라본 범주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할 마음으로 뗏목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그것은 지금 역사의 저편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을 1차 탐사대의 장철수 대장과 대원들,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 바람찬 항해의 뱃길이 떠오르고 또한 땀찬 그들의 숨결까지를 느끼게 된다."

그가 그런 실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목숨을 걸 생각도 했으리라, 우리 민족의 서정성 한계를 넓히는 일에 나선 이유일 것이다. 서정의 공간을 확장시키기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참 시인의 모습 같은 것을 느낀다.

사람의 길이 멀지 않은 것은, 사람 속에 놓여져 있는 갈 길이 무수하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이제 떠난 그들이 돌아오고 있다. 돌아오고 있다는 것은 계속 또 다른 사람의 길, 망망대해의 바닷길로 그들이 다가오고 있음을 역사가 살아오고 있음을 도전한 사람들은 한번쯤 생각해 줄 것을 바란다.

많이 배워서 많이 속이고 소리내어 소리치고 한 자리 꿰차고 돈 벌고 하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가는 길에 당당히 나선 발해 뗏목이 힘차게 항해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이심전심 뜻을 모아 나갑시다.

대해의 바다를 생각한다. 발해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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