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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있는가?

  • 김형효
  • 조회 2780
  • 2005.09.17 02:12
날마다, 버거운 무게의 짐을 지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무거운 하루 안에서 갇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 안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외쳐 보지만 웬지 그것이 쉽지 않다.

나는 오늘도 하루 해를 길게 늘어 뜨리고 있다고 할만큼 바쁜 종종걸음의 하루를 살았다. 그런데 왜, 나는 오늘도 버겁기만한가? 꿈을 이야기 할 사람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꿈이 없는 삶이라, 그래 그것은 분명 고욕이다.

내가 살고 있다. 그렇게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다면 난 좋겠다. 그런데 그토록 고대하던 나는 없다. 점점 소멸되어 가는 나의 뒷둥지를 부여잡기 위해 발버둥친다. 그래 오로지 자신만이 소멸되어가는 자신을 다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서운 선택이 필요한 것이겠지. 그래,

아마, 그럴거야. 나는 오늘도 무심한 사막 위를 걷는다. 사막의 모래성에서 아니, 그 사막을 지나도 끝없는 모래무지에 덮혀버린 발자국의 신음소리를 따라가는 것처럼 나의 발길도 아스팔트 위에서 사막의 맵찬 바람에 휩쓸려 가고 말지.

그래도 난 오늘 절망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저 오늘 만이라도 절망하지 말자고 다짐하지. 그러나보면 그래 어느 날에.... 막연하지만 내 꿈의 한자락이라도 부여잡을 수 있을까 기대하게 된다. 그래 어느 날에.....

세월은 흐르고 사람들은 부정과 불화 속에 불안해 하면서도 벌벌벌 떨면서도 태연하기만 하다. 오늘 나는 무심<無心>속에 하루 해를 따라 뉘엿뉘엿 기울고 있다. 그렇게 가고 있다. 어디론가는 사라지고 있다. 업보처럼 무거운 짐을 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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