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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한 일상에서 해방되기 위해서...,

  • 김형효
  • 조회 3403
  • 2005.09.17 11:08
나는 오늘도 무료한 일상에서 해방되기 위하여 부단히 애를 쓰며 보냈다. 어젯밤에 마신 술이 아침을 버겁게 했다. 아는 분이 다쳐서 병원에 안내를 하느라 오전 시간을 거진 다 보냈다. 병원에 있는 데 연변에서 오신 연변대학교 권철 선생님 전화를 받고 참 기뻤다. 정말 연변이 많이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일정이 바쁘시다해서 나중에 다시 연락하시라 하고 전화를 끊었다.

병원에서 진료 일정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아는 해장국 집에서 아침 겸 점심으로 모밀국수를 먹었다. 속초댁이시라는 주인 아주머니가 내오신 국수는 그야말로 솜씨 일품이었다. 무엇보다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면발이 최고였으며 더구나 홍어를 곁들여 놓은 맛이 일급 요리가 따로 없었다. 더구나 내가 하는 일을 도와 주시겠다니 이 고마울 때가 영업하는 사람에게 소개만큼 고마운 일이 없는데, 그래서 내친 김에 다음 주 화요일 다시 찾아 뵙기로 약속하고 물러 나왔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후 여름 양복 한벌을 구입하기 위해 거여동으로 와서 이사한 지 얼마되지 않은 동네 지형을 익히며 미켈란젤로라는 옷집에 가서 양복을 한 벌 구입했다. 여름인데 시원한 양복에 다음 주 출근길을 명랑한 기분으로 맞이하고 싶어서다. 여름은 오는데 마땅히 입을 여름 양복이 없는 탓에 세일을 틈 타 구입한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근처에 병원을 운영하시는 당숙과 당숙모님을 찾아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와 제일 먼저 이사짐을 풀었다. 사실 이사짐이라기 보다 지나치게 많은 책(?)을 정리하느라 애를 썼다. 다섯시간 여 동안 책 정리를 하느라 식사도 걸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정리에 열중하고 보니 시간은 금세 오후 6시 30분이다.

전에 살던 집에 두고 온 물건이 있는 듯해서 살던 집을 찾아갔다. 이웃집에서 차 한 잔 할 것을 제안해서 차 한 잔 한다는 것이 밤 열시가 다되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거울 가게에 들러 거울을 하나 사서 화장실에 걸었다. 집안을 둘러보며 다시 뒷 정리를 하고 잠을 청할까 하다 인터넷 방을 찾았다. 어서 컴퓨터 하나 들여나야겠다. 노트북은 집에서 인터넷하기가 불편하다. 업무상!

이렇듯 오늘도 무사하게 하루는 갔지만, 내 마음에 무게는 전혀 가벼워 질 줄 모른다. 그저 맥주나 한 잔, 술이나 한 잔 하는 기분이 든다. 가슴아프다는 것을 절감하고 살아가는 요즘이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철학적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듯하다.

목포에서 광주민중항쟁 기념 시화전을 준비한다며 작품을 한편 보내달란다. 누군가 필요에 의해 무언가 청할 때, 감사하다. 그러나 그 기대라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 또한 현실이다. 작품을 보내야 할 텐데 하고 인터넷방에 잠입했는데 이놈에 인터넷에는 게임만 가능하다. 한글 프로그램 자체가 지원되지 않고 있다.

주저리 주저리 내 삶의 갈피를 잡아야 할, 절대명제 앞에 나는 오늘도 내 근처를 어른 거린다. 나는 오늘도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게다. 나의 한영을 쫓아 나를 두리번 거린다. 어른 어른 알것 같다가도 다시 주저앉는다.

누이가 있다면 누이에게 내 절망과 절감하는 현실을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난 누이도 없다. 동생은 있는데 누이 동생과 손위 누이는 다른 것 아닌가?

그저 적막강산을 찾아 길을 떠나는 도시의 네온불 아래 난 정적 속에 초조하게 달린다. 찬란한 나를 위해, 나는 오늘도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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