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탁구선수가 한국의 권위있는 탁구선수권대회 우승

  •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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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
  • 2011.01.04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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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종합선수권 우승' 정상은 '조선족 출신의 코리안드림'

"형들 몇 번만 이겨보자고 마음먹었는데 우승까지 했네요."

조선족 출신인 정상은(21·삼성생명)은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4회 전국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김민석(19·인삼공사)을 4-3(11-8 7-11 11-8 9-11 11-5 6-11 13-11)으로 꺾고 우승한 뒤 수줍게 웃었다. 2009년 삼성생명에 입단한 후 첫 국내대회 정상에 선 그는 "우승한 게 꿈같고 사실 같지 않다"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중·고교생은 물론이고 대학, 실업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에서 우승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강호들을 잇달아 꺾은 끝에 얻은 완전한 우승이어서 기쁨이 더했다. 그는 16강과 8강에서 유승민(29·삼성생명)과 오상은(34·인삼공사)를 각각 4-2로 이겼고, 4강에서는 복식 우승자인 서현덕(20·삼성생명)을 4-0으로 완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복식 동메달리스트 김민석과 결승은 혈투였다. 정상은은 세트스코어 3-3으로 맞선 7세트에서 4-0으로 앞서다 내리 7점을 내줘 4-7로 몰렸지만 끝까지 따라붙어 10-10으로 듀스를 만들었고 막판 집중력을 살려 13-11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중국에서 여섯살부터 탁구를 시작한 정상은은 2006년 어머니 김난(53)씨의 귀화로 동인천고에 입학해 한국 탁구에 발을 내디뎠고, 2007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단식 우승으로 빛을 발했다. 이후 2009년 삼성생명에 입단해서는 주세혁 유승민 등에게 밀린데다 어깨 부상 여파로 활약이 미미했으나 종합선수권 우승으로 부활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중국 출신으로 귀화한 석하정(25·대한항공)이 단식 4강에서 팀 동료 김경아(34)를 4-3으로 이긴 뒤 결승에서도 같은 소속인 김정현(25)을 4-1(11-8 10-12 11-9 11-9 11-7)로 이겨 2연패했다. 종합선수권 남·녀 단식이 모두 귀화선수에게 돌아간 것은 그간 유례가 없었다.

스포츠서울 | 입력 2011.01.0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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