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후(邂逅)

  • 김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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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만강여울소리
  • 2012.12.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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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후(邂逅)

  * 김영춘


미안합니다
세파에 시든 모습
그만, 그대에게 들키웠네요
손을 잡은채 한참이나 말이 없는 그대
진달래꽃 꺾어들고 생글생글 웃던
그때 그 소녀를 찾고 있나요?

미안합니다
나도 그냥 열아홉소녀로 살고싶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아줌마 되여버렸네요
이제는 그대 손을 마주잡아도
커피 마신듯 가슴이 콩닥거리지 않고
숭늉 마신듯 고요하게 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가는 세월 붙잡아두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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