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내가 내린다.

  • 김형효
  • 조회 3397
  • 2005.09.13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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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네.
내가 내려
비가 오네.
나도 따라 가네.
비가 오는데 나도 따라 가고 싶다.
비가 가는 길을 따라 가고 싶다.
속 시원히 뚫려 있는 비의 길을 따라 가고 싶다.
좁아터진 내 속을 뚫고 내리는 나를 본다.
좁아터진 이 곳을 떠나
드넓은 벌판을 향유하러 가고 싶다.
벌판의 향유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간다.
저 백두고원이 펼쳐진 백두산을 향해 간다.
저 만주벌을 말 달리던 선조들의 웅장한 울림을 따라
나는 간다. 나는 가,
저 벌판의 울림 소리에 잠깐이나마 귀를 기울여보자고
저 벌판 넘어에 울림을 들으러 나는 간다.

비가 오니, 내가 저 백두산으로 내리고 싶어진다.
비가 오니, 나도 따라 저 만주벌에 내리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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