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스러움,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1인 릴레이 시위와 우리 사회

  • 김형효
  • 조회 3206
  • 2005.09.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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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에 솟은 창살에 핀 꽃
 
 
기자는 요즘 무척이나 즐겁다.

삶이 너무나 벅차고 힘들기만한 것이 개인적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무척 즐거운 이유는 우리 사회에 고집스런 아름다움을 간직한
순백의 인간들과 교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들은 봄볕이 살갗을 거칠게 다독이는 거리에서 유감없이 고집스러움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단 한번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해 아니면 자신이 바라는 일에 대해 손을 들어 이렇게 합시다.
또는 이렇게 하자고 행동한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요란한 전사로 살던 수많은 사람들과 구분되는 사람들이 많다. 단 한번의 행동이 아니라 고집스럽게 자신이 원하고 자신이 바라는 일들 그것도 개인사적인 것들이 아닌 민족과 역사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동해내는 일들에 대해서 봄볕에 자신의 살갗을 태우며 아지랑이처럼 자신의 신념을 보일락 말락하는 이 오만잡종의 대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에 갇힌 인간군상들을 향해 "나 여기 이렇게 살아, 자! 봐라."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외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있다. 어쩌면 그들이 이 시대의 어둠을 보고 불을 밝히려는 진정성을 간직하고 사는 참스런 시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못난 한 시인이 시가 더러워질까 봐 내놓지도 못한다고 말하는 이 세상에 그들은 당당한 걸음으로 행동하며 사랑하며 이 세상과 역사와 민족을 걱정하며 자신의 모든 일들을 제쳐두고 거리에서 애쓰고 있는 것 아닌가?

난 사랑한다. 그들의 그 고집스런 행동을, 난 그들을 존경한다. 그들의 그 고집스런 집념의 몸부림을, 하자. 해 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보자. 머리로, 게산으로, 될까 말까 하는 시행착오를 범하는 이보다는 행동하고 그 행동에서 발견된 문제들에서 시행착오를 발견하고 새로운 모색을 해 나간다면 우리가 보편적으로 확보해내고자 하는 언론 개혁과 민족 내부 성원의 외세에 대한 배격 노력도 보다 더 빠른 속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어제는 발해 뗏목 탐사대장 방의천 님이 주한미대사관의 쇠창살 앞에서 소파개정을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또한 교보빌딩 앞에서는 상복을 입은 청년의 일본 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는 1인 시위가 있었다.

바로 그 대각선 건너편에서는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노혜경(부산대 강사) 님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한송이 꽃을 받아든 방의천 님, 그 뒷 담장에 밝힌 쇠창살이 우리 어릴 적 동네 어귀, 집집이 담벼락 들에 다닥다닥 붙어 피어나던 나팔꽃 같은 웃음을 웃는 데, "저 창살에 햇살"(김남주 시인의 시의 한구절)이 들고 이제 저 창살에 우리 조국에 꽃이 피어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다. 이미 그의 가슴에 우리 집 담장에 나팔꽃 같고 수선화 꽃 같고 봉숭아 꽃 같은 꽃무더기 한 아름 가득 피어난 것이겠다. 그렇다,. 그러니 그가 뗏목타겠다고 동분서주 하면서 소파개정 촉구 시위에도 참여하고 안티조선 우리모두에도 참여하고 민족이 있고, 우리의 보편성을 확보한 개혁언론과 인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걸음을 하는 것이겠다.

이제 함께, 아니 여전히 함께 갈 줄 아는 그와 목사직을 버린 것도 아니고 목사가 아닌 것도 아닌 문한별 님처럼 살아 있는 목자가 필요한 이 세상에서 자기 고집이 신념으로 살아서 꽃이 되어 세상을 외진 곳으로 돌려 세우는 인간들에게 사랑을 품어다 주는 그런 세게를 구축하려는 저 악마집단 미제국주의자들의 등짝에 나팔꽃같은 웃음으로 도전장을 내놓고 서로가 서로에게 격려가 되어 힘 솟는 투쟁을 다짐하는 것도 고집스러움, 그 아름다움에 한 모습 아니겠는가?

나도 가네. 나도 가! 그 고집스럽고 지겨운 인간들에 세계 속으로 우리 함께 가세. 형님들 저도 좀 껴 주쇼.

우리 서로 그렇게 끼어들다보면 광화문 거리에 우리의 걸음길도 넓어지리다. 우리가 가장 넓다고 생각하는 광화문에 걸음길이 한쪽으로 기울어 쳐진 곳이 바로 미대사관 앞이오. 조선일보사 사옥이 있는 코리아나 호텔 걸음길이 좁아진 것과 미대사관 앞길이 좁아진 것은 무신 놈의 공통점이 있는가?

담장에 솟은 창살에 핀 꽃, 그 꽃을 보려면 아직도 우리는 서로 서로 고집세울 것을 다짐해야할 판이라네. 고집스럽게 가세. 고집스럽게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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