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무전유죄

  • 김형효
  • 조회 3504
  • 2005.09.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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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고
팝송을 청해 들으며
경찰이 포위망을 좁혀 오자
총으로 자신에 머리를 쏘고 죽어간
탈주범 지강헌이 인질극을 벌인 날
오늘이 그날이라는 데
라디오에서 전해지는 그 사연을 들으며
나는 어쩐지 저렇게 자신의 삶을 바치며
꼭 해야할, 꼭 하고 싶은 말,
그런 말을
그런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말을 남긴
지강헌이란 사람이야말로
어쩌면 참 시인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그가 살아온 사회의 법리상 그가 죄인이었다 하더라도
그가 이 사회에 전한 발언은 곰곰히 새겨야 할 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이송중 탈주를 하고 다시 인질극을 벌여
그가 무고한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
그것과 다른 그가 행한 발언의 진실성에 비춰
그 발언은 시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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