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효 제6시집 『히말를 품고 사는 영혼』 추천글
이 시집의 시들은 거의 다 히말라야와 네팔의 자연과 사람이 내장하고 있는 ‘순수한 영혼’을 노래하고 있다. 나는 김형효 시인을 젊은 날에 만났는데 인간으로서의 순수함과 열정이 강한 사람이었다. 해외동포 작가들의 글을 묶어 통일에 기여하려 했던 것도 그렇고, 그것을 위해 가난한 그가 『시와 혁명』이라는 격월간 문예지를 발간한 것도 그렇다. 그리고 공사장에서 막일을 해서 모은 돈으로 문학상을 만들려고도 했고, 그러다 교통사고를 당해 보상금으로 나온 돈으로 연변의 평양도서관 분관에서 자료를 모아 북녘 55명의 시인들 시를 한 권의 시집으로 묶어낸 것도 그렇다. 젊은 날을 그렇게 보내더니 언젠가 혼기가 훨씬 지난 어느 해 결혼을 한다는 소문이 들렸고 신부는 뜻밖에 네팔 여자였다. 그동안 네팔에 가서 히말라야에 푹 빠져 한동안 그곳에 머물면서 이런저런 민간의 국제외교를 하다가 사랑에 빠진 모양이었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네팔을 오가며 사는 그가 그런 삶 모두를 시집으로 엮었다. 그의 시와 삶을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순수한 영혼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히말라야는 산스크리트어로 ‘눈의 거처’라는 뜻이며 태고로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존재하는 만년설의 그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그의 시 또한 그렇다. 그는 ‘히말라야의 찬바람에도 굴하지 않는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사람 속에 있다는 평범한 일상의 비밀을 나는 알아버렸다’ 라고 인간의 영혼을 노래한다. 그리고 카트만두 지진의 대재앙으로 죽어간 ‘엄마 품을 떠나 히말라야를 넘어간 아가’까지 히말라야와 네팔의 모든 사랑을 노래한다. (박두규 시인)
히말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땅이다. 이 땅의 모든 염원이 하늘을 향할 때 그 염원을 품에 안고 이 땅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선 시인, 그의 이름은 김형효이다.
한반도의 남쪽, 아름다운 전남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난 시인은 천생 역마살을 타고난 가객으로 일찍 그의 발자국은 두만강을 넘어 백두산기슭에 찍혀 있었다. 화룡, 용정, 도문, 연길... 그젯날 민족의 우환이 서렸던 땅을 찾아 이곳의 시인들과 잔을 잡고 노래하고 또 울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기별의 중앙아세아 그 멀고 깊은 곳에서 들려왔다. 고려인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우리 핏줄, 어진 얼굴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아름다운 아가씨들과 손을 잡고 아리랑을 부르고 가, 갸, 거, 겨를 읊었다. 그 다음은 히말,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을 찾아갔다. 만년설이 쌓여 사철 새하얀 산봉우리가 우뚝 선 이 땅에서 그는 이름도 낯선 이들과 허물없이 호형호제하며 친구로 지냈다. 여기에 머물지 않은 그는 마침내 이곳의 맑은 바람처럼 청량한 녀인을 만나 아내를 얻었다.
지금 한국땅 한복판 대전에 터잡고 사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가장 아름다운 시는 제수씨요. 부디 이제 발걸음 머물고 제수씨를 행복하게 해 드려요."
내 부탁이 그에게 얼마나 먹혀들지는 모를 일이다.
"히말를 품고 사는 영혼"
이제 시집을 펼치고 그의 답을 들어봐야겠다.
ㅡ 석화 • 중국조선족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