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한 새
* 김 성 규
눈이 내리고 나는 부두에 서 있었다
육지 쪽으로 불어온 바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넘어지고 있었다
바닷가 파도 위를 날아온 검은 눈송이 하나,
춤을 추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주변의 건물들은 몸을 웅크리고
바람은 내 머리카락을 마구 흔들었다
눈송이는 점점 커지고, 검은 새
젖은 나뭇잎처럼 쳐진 날개를 흔들며
바다를 건너오고 있었다
하늘 한 귀퉁이가 무너지고 있었다
해송 몇 그루가
무너지는 하늘 쪽으로 팔다리를 허우적였다
그때마다 놀란 새의 울음소리가
바람에 실려왔다
너는 잘못 날아왔다
너는 잘못 날아왔다
(김성규 시인의 시집. '너는 잘못 날아왔다'에 수록)
* 김 성 규
눈이 내리고 나는 부두에 서 있었다
육지 쪽으로 불어온 바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넘어지고 있었다
바닷가 파도 위를 날아온 검은 눈송이 하나,
춤을 추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주변의 건물들은 몸을 웅크리고
바람은 내 머리카락을 마구 흔들었다
눈송이는 점점 커지고, 검은 새
젖은 나뭇잎처럼 쳐진 날개를 흔들며
바다를 건너오고 있었다
하늘 한 귀퉁이가 무너지고 있었다
해송 몇 그루가
무너지는 하늘 쪽으로 팔다리를 허우적였다
그때마다 놀란 새의 울음소리가
바람에 실려왔다
너는 잘못 날아왔다
너는 잘못 날아왔다
(김성규 시인의 시집. '너는 잘못 날아왔다'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