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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 배학실

  • 김영춘
  • 조회 10690
  • 두만강여울소리
  • 2007.06.24 15:12
첫사랑 (외3수)

        *배학실


사랑이 무언지 미처 몰랐기에
하얀 두 마음에 돋아난 파란 싹을
자신의 발로 짓밟아버렸다

흰 서리 울며 오는 밤
대리석기둥으로 솟은 너의 몸에
추억에 불어난 마음을 기대니
차가워라 사라진 너의 자취여

우는 마음의 호수에
너의 모습 구름처럼 비껴있어
잊으려고 잊으려고
열려진 창문마다 카텐을 친다

----------

날  새


잃어버릴것은 미련도 없이
안개를 타고 사라졌다

숲속에서 쪽잠 자던 새들이
풀잎에 키스를 쏟고는
창공에 그라프를 그린다

아직 입을 봉한 창문안에서
간밤 날새의 꿈이
찬란한 아침의 빛을 입에 문다

날새가 되고퍼 날새
깨여진 손가락으로 무덤을 파헤치며
시줄을 더듬는 마음

그 어느 때던
빨간 빛을 입에 물고
날새 되여 하늘을 누비리라

-------------


악수


천년이 흐르고 만년이 지나도
눈 감지 못하면 잊지 못하리
울렁이는 내 손과 네 손이
하늘땅사이에서 마주잡던 그 시각을

청춘이 춤추는 너의 혈관에
하나의 우주가 숨쉬고
아름다움이 깃을 펴는 나의 손에
희망의 씨앗이 싹터오른다

봄에 찾아온 종달새
사색에 지쳐 피를 토할 때
세월의 흐름속에 굳어지는 두 손우에
울음과 웃음으로 쌓아가리라
추억에 선물할 로맨틱한 사랑도
령혼에 보내줄 쓰거운 사색의 루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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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국화

흙속에 파묻혔어도
너는 괴로움을 몰랐다
삼킬듯 덮쳐드는 어둠앞에서도
가슴은 하냥 부풀어올랐기에

봄바람 푸른 주단 수놓을 때
나는 겨우내 키운 힘을 모아
누르는 손을 뿌리치고
파랗게 하늘과 마주서 웃다가

락엽이 울며 떠나갈 때면
힘겹게 걸어가는 길손에게
하얀 웃음만을 안겨주는
수집은 길섶의 소녀이다


*배학실 략력: 길림성 매하구 출생, 연변사범 졸업, <도라지>, <흑룡강신문>, <아리랑> 등 신문잡지에 시 50여수 발표, 현재 북경 왕징 모 외국어학원의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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