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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다.

  • 김형효
  • 조회 3941
  • 2008.08.02 00:12
산다는 것은 날마다 낯선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어제와 닮은 오늘은 있어도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다.

나는 오늘도 어제와 닮은 오늘을 낯설게 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답할 것이다.

나는 아니다.
나는 날마다 어제와 전혀 닮은 구석이 없는 오늘을 산다.
그러니 내가 낯설은 나를 보고
사람들이 마치 무언가 모자란 구석이 넘치는
그런 사람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

에꾸눈을 한 사람 네 다섯이 만원 버스에 탔다.
그들은 마지막 차고지까지 가던 중이었는데
그들이 차에 올랐을 때는 그들은 분명 보통 사람들과 달랐다.
나중에 그들만 남았을 때는 운전기사만이 다른 사람으로 남았다.
그처럼 나는 모두가 닮은 날들을 살아가고 있는데
유독 낯설은 날들을 살고 있다.

모자라다고 말하고 모자란 내가 낯설게 인식되는 것은 당연하다.
내일도 어제처럼 나는 낯설은 날을 살아가야하리.
이미 나의 날들은 날마다 낯설게 설계되어 있다.

날마다 낯설은 그 나의 길이
내게는 제 격인 삶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하지만 비굴과 좌절은 없다.
항상, 청초한 빛을 잊지 않으리.

지금도 나는 낯설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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