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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되는 길(시:김영춘)

  • 김형효
  • 조회 9187
  • 두만강여울소리
  • 2005.10.04 12:51
---시초---
애기 엄마 되던 날



애기엄마 되던 날
난 엄마가 보구펐다

남편의 따스한 손
이마의 땀 닦아주어도
먼곳의 엄마손이 그리웠다
어릴적 내 뺨도 때리던 손이지만
그 거칠거칠한 손이 그리웠다

애기엄마 되던 날
난 엄마가 보구펐다

시어머님의 다정한 목소리
조용조용 아픔을 씻어주어도
먼 고향집 엄마말소리 듣고팠다
--춘아, 조금만 더 힘내
  애엄마 될 애가 울기는...

애기엄마 되던 날
난 엄마가 너무너무 그리웠다
엄마의 포근한 숨소리가 그리웠다
엄마의 맑은 눈물이 그리웠다
맨 딸만 키우느라 고생 많던 엄마
외손주 안고 하늘만큼 기뻐하는 모습 보고팠다



      **젖 먹이는 순간마다

젖 먹이는 순간마다
나는 물이 된다
주고 주어도
더 주고만싶은
샘터가 된다

하얀 사랑샘에 매달려
눈 한번 안 깜박이고
쉼없이 젖 빠는 아가는

물이 되고 별이 되고 사슴이 되여
작은 나와 큰 세상 이어준다

엄마 되는 길이란
내가 여위여지고
아기가 실해지는
아프면서 예쁜 려행인줄

젖먹이는 순간마다
조용히 행복하게 느낀다


    ***내 생명 아가에게

새별눈 반짝이며 마주보던 아가
소르르 꿈나라 놀러 떠나면
나는 조용히 일기를 적는다

새처럼 구슬프게 울어도
눈물없던 아가의 첫울음
방긋 꽃처럼 웃어도
소리없던 아가의 첫웃음

울고웃는 인생의 첫무대에서
조금만 꼼지락거려도
나를 뭉클하게 하는 그 모습
적고적어 종이에 넘쳐나면
마음에 이어 내내 적어두련다

먼 후날 내 마음도 넘쳐나
더 적을수 없을 때
내 생명 아가야
엄마는 일기장과 함께 내 마음
너에게 남겨주련다

  ****이런 말

  맑은 물에 아기몸 씻어준다
  --따스해요, 엄마
  세살잡이 아들애 웃는 모습
  초봄 잎새처럼 싱그럽다

  --이담에, 내 큰담에
    엄마 씻어줄게, 응?!
 
  물장구 치며 즐기던 아들애
  문득 엉뚱한 말 한마디로
  내 코마루 찡해나게 한다

  이런 말 배워준적 없는데...
  아들애 볼에 내 볼 비비며
  슬픈 참회 한웅큼 흘려본다

  나도 어릴땐 엄마보구
  이런 말 맹세처럼 했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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