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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후에야 소중한줄 알았습니다

  • 김영춘
  • 조회 6785
  • 기타
  • 2007.07.11 07:05
히말라야 산맥에서도 잘 써진다는 볼펜을 친구한테서 선물 받은적 있습니다.
미국제인데, 공능이 대단히 좋으니 한겨울 취재에도 도움이 될것이라고 친구가 구구히 설명해줄 때도 저는 그것이 소중한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모아산에 있는 청기와가든에서 있은 이송자 시인님의 시집출간기념회때 저는 그만 그곳에 그 볼펜을 두고 와버렸습니다. 이튿날에 딱친구와 함께 그 먼곳에 찾으러 갔더니 어느 한 복무원 처녀가 하는 말이 그런 볼펜을 어느 한사람이 줏는것을 봤다고 하며  혹시 사장님한테 바쳤을수도 있다면서 사장님께 전화해볼테니 좀만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그때의 그 설레임이란, 잃은 것을 되찾을수 있다는 그 한가닥 희망이 가져다준 선물이였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복무원은 무척 미안해하면서 누가 가져갔는지 모른다면서 그 볼펜을 찾을수 있을것 같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때의 그 서운함이란, 처음으로 마음이 그렇게도 아파날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했습니다...

 여기 시사랑-- 두만강시회 홈페지도 두번이나 잃을번한 경험을 한적 있습니다. 있을 때는 소중한줄 몰랐는데, 없으니 마음이 텅 비여버리는 것같은 느낌이였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그 어떤 책임감때문에 종종 들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 소중한 선물도 영영 잃을가봐 두려워서 자주 드나드는 것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이 두만강시회 덕분에 오래동안 련락이 끊겼던 친구도 찾았고 이름 모를 사람들한테서 오는 메일도 받는 ... 등 좋은 일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홈페지에 글을 올리면 이런저런 댓글이 주렁주렁 달려서 기분이 둥둥 뜨는데 비해 여기에선 그런 느낌은 전혀 선사받을수가 없습니다. 너무 조용하다못해 적막하기까지 한 동네가 두만강시회가 아닐는지? 마치 지금의 어느 한적한 시골과도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것 또한 이 홈페지의 매력이기도 하구요. 보이지 않는 눈팅족들을 상상하며 명상하기가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ㅎㅎ

하지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것이 인간상정일진대 그 누가 안온다고 원망하는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모두 자기 직장일때문에, 자기 집일때문에, 혹은 자기의 심경때문에 자주 올수도 있고 간혹 들릴수도 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인생이 얼마나 되는데, 하고싶은 일도 다 못하고 있는데 , 평소 달갑지 않은 일을 그 어떤 책임감때문에 , 그 어떤 강박감때문에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

온라인에서조차 하기 싫은 일을, 혹은 크게 즐겁지도 않은 일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미 시사랑이, 이 두만강시회 홈페지가 소중한줄 피부로 느꼈으니, 또 여기에 오는 것이 즐거우니 오지 말래도 그냥 올것입니다. 온라인에선 주인이 따로 없다고 합니다. 그냥 누가 오면 그 시각은 누가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나그네처럼 왔다가는 사람들인데,  잠시 주인이 되여보는것도 흐뭇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아침에 잠깐 들렸다가  부여님과 김경희님의 글을 보고 너무 반가워서 , 떠오르는 생각을 그저 두서없이 적어보았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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