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문/시가 있는 창]주향숙 시-'밤이면 밤마다'(2007.10.4) > 문학(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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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문/시가 있는 창]주향숙 시-'밤이면 밤마다'(2007.10.4)

  • 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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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0.02 00:36
[대구신문/시가 있는 창]주향숙 시-'밤이면 밤마다'(2007.10.4)

밤이면 밤마다

주 향 숙

그리고 또 기신기신
모두가 기여드는 밤이면
나는 설계도를 그린다

엎드려 사는 벌레도 보고
서서 사는 인간도 보고
솟아서 사는 별도 보고

그러다가 멀쩡한 몸체가
숨쉬기가 가빠져오면
아픔으로 징징거린다

그리고 또 기신기신
모두가 기여나오는 아침이면
나는 설계도에 가격표를 단다

이제 낮바람이 불어가면
설계도는 파지로 날려가고
가격표만 한가한 낮잠에 빠진다

하루낮의 그 허무를
밤마다 열심히 버리지 않으면
그게 더 무서운 줄을 안다

**조선족 시인. 연길시 연북소학교 교사.

<해설>

-인간이 살아가는 일상사를 추상적 상상력을 가미해 읊은 작품이다. 인간이 사는 세상 어디나 낮과 밤이 존재하듯 그 낮과 밤의 변별성을 독창적 시각으로 보고 있다는게 장점으로 읽힌다. '엎드려 사는 벌레', '서서 사는 인간', '솟아서 사는 별'이 존재하는 세상의 밤에 시인은 삶에 대해 고뇌하는 것이다. 파스칼이 인간을 두고 '생각하는 갈대'라 했듯이 밤이면 밤마다 깨어 고민할 줄 아는 살아있음에 대한 확신이 아닐까.

  그러다가 새로운 아침이 맞으면 '설계도에 가격표를 단다'고 했듯이 인간세상은 자유롭지 못한, 구속이 만연한 집단사회의 규율 속에서 움직여지는 것이다. 그 모든 사회적 활동, 규율, 범절 등을 시인은 '하루낮의 허무'로 인식하며 그나마 밤이 되면 일상에서 돌아와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과 회의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나 삶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게 아니라는데 있다. 피곤의 삶 그 자체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서지월/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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