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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문/시가 있는 창]남영전 시-'봇나무'

  • 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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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
  • 2007.10.02 19:47
[대구신문/시가 있는 창]남영전 시-'봇나무'

봇나무

남영전

바람의 채찍질에 등이 구불고
눈보라 물어뜯어 옷이 찢겼네

근육은 불거져서 돌뼈가 되고
살가죽 갈라 터져 창상이 되고

하늘은 너에게 공정치 못하건만
너는 하냥 쓰러질 줄 몰라라

돌바위에 뿌리박은 부락들이네
자랑차게 머리 쳐들 산민들이네

봇나무여 봇나무
굴함없고 불멸하는 족속들이여

**장춘 소재, 대형문예잡지「장백산」총편 겸 길림신문 사장.

  봇나무는 중국 만주땅 전역에 산재해 있는 자작나무의 일종으로 군집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풍경은 가이 수채화를 방불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지 않고 만주땅 전역에서 눈비바람을 무릅쓰고 꼿꼿히 자신을 지탱해 온 끈질긴 민족성으로 노래하고 있다는게  의미깊게 안겨든다.
  조상 없는 후손이 어디 있으며 조국 없는 백성이 어디 있겠는가. 일제치하 나라와 민족을 위해 만주땅에 메아리쳤던 독립군의 함성이 바람 불면 그 봇나무의 나뭇가지 스치는 소리로 들려오는 듯, 이제는 그 후예들이 그 터전을 지켜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렇듯 시인은 깨어있는 눈으로 '근육은 불거져서 돌뼈가 되고 /살가죽 갈라 터져 창상이 되'어도 '하냥 쓰러질 줄'모른다 했거니와  '돌바위에 뿌리박은 부락들이네 / 자랑차게 머리 쳐들 산민들이네'라고 읊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굴함없고 불멸하는 족속들이여'라며 민족성을 봇나무에 비유해 힘있게 표현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같은 산엣나무인 봇나무가 만주땅을 대변하는 우리 민족성을 지켜나가는 자존의 나무로 인식되는 것도 설움과 애환의 삶에 길들여져 있지 않고는 쉬이 노래 되어 읊조려지는 것이 아니니라.
  역시, 중국 만주땅 나아가서는 중국 전역 조선민족을 대표하는 남영전시인의 작품에서 우리는 잔잔한 흐름 같으면서 그 속에 아리랑민족의 기상이 살아 꿈틀거리고 있음이 재삼 확인되는 것이다.  (서지월시인/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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