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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문/詩가 있는 窓]김경희 시-'바람과 나무'

  • 시나무
  • 조회 7211
  • 기타
  • 2007.10.02 20:01
[대구신문/詩가 있는 窓]김경희 시-'바람과 나무'

바람과 나무

김 경 희

풀내음에 취해
나뭇가지에 앉았다 가는
바람에게는 무게가 없다

기약할 수 없던 그 시각
그 한 잎의 바람을
흔적처럼 안을 이유가
나무에게는 없다

내쳐가는 것만이
바람의 의미이듯
아픔 하나 키워가는 것이
나무의 뜻은 아닐 것이다
지친 길손에게 쉼터처럼
나무는 무거운 이름이다


<해설>-----------------------------------------------------

  두만강가의 <도문>이라는 조그만 도시에 시를 쓰는 여인이 있다. 다들 먹고살기에 바쁘고 여유가 생기면, 물질주의에 이끌리어 소비와 낭비에 시간을 보내는 경우 허다한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직장까지 나가며 모국어를 가지고 시를 쓰는 조선족 여성이 있으니 어찌 장하다 아니하리요.
  이 시에서 우리는, <바람>이 세월이나 나이와 같이 머물지 않고 거침없이 지나가는 것임에 비해, <나무>는 「지친 길손에게 쉼터」가 되듯 자신만의 굳건한 의지로 살아가는 모습을 느끼게 된다. 의미있는 삶이란 여러 유형이 있겠지만, 사물인 <나무>를 통해 열려있는 시인의 시각은 이토록 「나무=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동질적으로 보고 있음이 아니겠는가.
「무거운 이름」의 <나무>와 「무게가 없는」바람, 그리고「기약할 수 없는」, 「바람을 흔적처럼 안을 이유가 없는」<나무>는 스스로의 내실을 다지며 살아가는 모범이며 그 미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설령 혹독한 바람이 불어「아픔 하나」생겨 상처가 난다 해도 나무는 인내하며 굳건히 자신의 존재에 대한 삶에 충실하는 것이다. 유동적인 <바람>에 의해 부동자세로 한 곳에 뿌리내려 살아가는 <나무>의 참다운 일생에서 우리 인간도 저와 같은 끈질긴 생명력에 대한 외경심을 가져볼 일이다. (서지월시인/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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