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문학](2007.12월호)중국 연변조선족여성시인 7인 시특집 > 문학(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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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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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문학](2007.12월호)중국 연변조선족여성시인 7인 시특집

  • 시나무
  • 조회 7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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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14 05:15
**한국 서울에서 발간되는 월간<스토리문학> 2007년 12월호가 나왔습니다.
월간<스토리문학> 2007년 12월호에 중국 연변조선족 여성시인 시특집으로 각각 5편씩 수록되었습니다.
1년 반 전인가 도문의 김경희시인이 추천해 보내온 김경희 김선희 김영춘 주향숙 최영옥시인과
리옥금 심예란시인의 시와 함께 7인의 시 각각 5편씩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poemtree21@hanmail.net
http://poemtree21.net/

[스토리문학](2007.12월호)중국 연변조선족여성시인 7인 시특집

김경희/김선희/김영춘/주향숙/최영옥/리옥금/심예란

■김경희 시 5편

물소리가 들리고

김경희

지친 나를
산은
산답게 맞아주는데

그 커다란 어깨에
기대이는 순간
나는 허공에 부딫치고있었다

새벽은
샘의 고요로
숲에 누웠다

물소리가 들리고
나는
산이 된 나를 보았다


첫 눈

김경희

바다는 피줄이였다
너와 나 이어주는

그속으로는
하얀 기가 흐르고있었다
색상은 바래지고 순수만이 남은

하얀 너는 거울이였다
나의 우주였다

너의 발끝에서
나의 머리끝으로
천년 서원이 내리고있다.


칸나

김경희

나를 내내 지켜보던
칸나
그의 시선은 돌아서고있다

떠나갈것만 같은
칸나
나는 머리속이 하얗게 빈다

칸나를 태운 매미가
어둠속에 작아질때
나는 질서를 잃는다

목이 터지게 칸나를 부르다가
나는 꿈을 깼고
다급해지는 마음은
그러고도 여전했다

칸나도 나를 떠날수 있다는 일
생각조차 안할만큼
그는 나의 한부분이였을가

그리고 이 절실함으로
칸나, 가지마
그 말을 나는 할수가 있을가


입속으로가 아니라
세상이 다 듣게 가지 말라고
나는 그말을 할수가 있을가


와인 한 잔

김경희

인내한
세월의 크기에 따라
맛이 틀리다는
천년 숨결 고이 접어
그리움으로 빚은
와인 한잔 함께 하실래요?

흐르는 세월을 랭각시켜
망각으로 빚은
와인 한잔 어떠세요?

인제 다시 천년이 가면
그 누군가를 위해
그대와 나
한잔의 와인이 될거죠?

와인향은 그렇게
천지간을
서서이 채우겠죠?


아픈 나를 위하여

김경희

내 사유는 정지했다
이 밤은 호흡을 멈추고
아픈 나를 조소한다
가슴과 머리는 만 팔천리
어느날 그들이 만나는 마당엔
붉은 울음이 길게 눕겠지
아닌척 하는 나의 오만을
비방울처럼 후려치며
그대 향한 이 절실함을
낙엽처럼 구을게 하라
내 속의 물기가 증발하는 소리
장작처럼 밤을 태우는데
초연한 그대는
앞으로만 갈건가
아픈 나를 위하여 그대는
밝게 밝게 웃으시라


<김경희 약력>

 1961년 생,
연변작가협회회원,
시와 수필 소설 백여수(편) 발표,
제20차 두만강여울소리! 시 탐구회 우수상 수상,
길림성도문시국가세무국 공무원.


■김선희 시 5편

마음으로의 동행

김선희

다시 그대에게 돌아갈 때는
꽃으로 남지 않으리
마지막 남은 혈관 속 액체 한방울마저
그대와 합류하여
나를 일으켜 세우던 까막바위
그것은 멀리서 들리는 뱃고동소리였다
그것은 바람에 내리꽂히는 장대비였다
그것은 손을 뻗히면 잡을 수 있는
백사장 모래알이었다
부족한 사랑에도 감사할 줄 아는 이여
나는 그대에게 푸른 바다이고 싶다


피아노 치는 여인

김 선 희

피아노치는 여인
봉선화 방긋 웃는 손톱눈으로
무심히 튕겨보는
인생의 건반

악보를 보지 않는 것은
오선지에 익숙해서인가
인생이란 정해지지 않은 곡조때문일까

억새풀처럼 우거진 음부 속에
자리 못 찾아 바장이는 외로운 음표들
그속에서 피우지 못한 꽃망울은
또 다른 음부의 강물 속으로
나를 흐르게 하는데......

그대 내 가까이서 피지 마요

ㅡ로인절날 엄마를 기리며 적은 시

김 선 희

두만강 기슭에
당신을 묻고 돌아서던 그 여름
강바람은 모질게도 이리저리 휘저으며
내 몸 여기저기에 안개꽃을 피우고 있었소

피멍든 심장에
구멍 뚫린 폐부에
그리고, 여린 자궁속에도
꽃이 피고 있었소

자잘한 이파리마다 엄마라는 명찰을 달고
눈물의 씨앗이 되어
하아얗게 하아얗게 
바래지고 있었소

이 세상 살면서 언제 한번 자신을 위해
꽃 한 번 피여본 적 있었겠소
70평생 상흔으로 비껴있던 당신의 세월
그대 이젠 내 가까이서 피지 마요

오늘  내 몸속에 핀 당신의 꽃을
훨훨 하늘나라에 날려보내오
속세에서 벗어나 한번만이라도
당신만의 천국에서 화사하게 피여주오
온 하늘이 안개꽃으로 열리도록


아름다운 매듭

김 선 희

어느 순례자의 찬미속에
헝클어졌던 세월을
망초꽃으로 피우며
설움 한 올 한 올 새겨넣는다

돌아보면 조각난 아픔마저
아름다움인 것을

마음의 結을 타고
강이 흐르고
바다가 흐른다


약속

김 선 희

수척해진 푸르름이
한 줄기 미풍을 만나 향기로울 때

물살져 오는 소망을
두손에 꼬옥 쥐고

서로 쳐다보는 마알간 꿈이
가슴에 젖어들면
우리는 샘물이 된다


<김선희시인  약력>

1963년 길림성 도문시 출생
도문시 철도 제3소학교 졸업
도문시 철도 제2중학교에서 중학교,고등학교 다님
연변대학 조선어언어학부 졸업
연변시조상 수상.
중국 조선족 어머니 수필상 수상
작품으로 시<<비 >>가 <<중국조선족명시>>집에 수록
그외  시 <울바자> 수필<빈손에 내려앉는 행복> 등등  있음
현재, 도문시교육국 근무
연변작가협회 회원


■김영춘 시 5편

애기엄마 되던 날

김 영 춘

애기엄마 되던 날
난 엄마가 보구펐다
남편의 따스한 손
이마의 땀 닦아주어도
먼곳의 엄마손이 그리웠다

어릴적 내 뺨도 때리던 손이지만
그 뼈 앙상한 손이 그리웠다

애기엄마 되던 날
난 엄마가 보구펐다

시어머님의 다정한 목소리
조용조용 아픔을 씻어주어도
먼 고향집 엄마 말소리 듣고팠다

-춘아, 조금만 더 힘내
애엄마된 애가 울기는...

애기엄마 되던 날
난 엄마가 너무너무 그리웠다
엄마의 포근한 숨소리가 그리웠다 

맨 딸만 키우느라 고생 많던 엄마
외손주 안고 기뻐할 모습 보고팠다


어느 삼십대의 슬픔

김 영 춘

계절이 바뀌는 문어귀에서
무슨 옷 입을까
망설인다

머리 들면 눈부신 별무리
머리 숙이면 화사한 꽃천지

하늘은 아직 나와 멀고
땅은 이미 나와 멀어져
밤낮 아찔해지는 소외감

지는 꽃
여린 잎에
머리가 뒤숭숭한
오월의 나무


안개속의 여자

김 영 춘

영문없이 내가 미워졌습니다
내가 미워진 것이 참 서글펐습니다
그래서 소리쳐 울고 싶었는지
눈물은 나오질 않습니다

안개 낀 갈림길에서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슬프게도 나는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겁게 떠있는 하늘을
목아프게 자꾸만 쳐다보아도
해는 나를 못본 채 돌아서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외로워 보입니다
하냥 내 가까이에 숨쉬지만
그냥 알 듯 말 듯한 산과
꽃도 나무도 모두 외로워 보입니다

그래서 바람을 기다립니다


남편

김 영 춘 

언제나
마음 시리면
맨 먼저 떠오르는 산

문밖에서 웃으며 숨기던 설움도
그 품에서 와- 터뜨리며
허물어진 나도 내맡기는
나만의 온돌방

먼 훗날엔 남의 편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내 가까이서 숨쉬는
나만이 읽어낼 수 있는
신비한 생명의 책


<김영춘시인 약력>

중국 길림성 장백현 출생,
연변제1사범 졸업,
현재 연길텔레비전방송국 기자, 편집,
2006년 ! 8월 첫시집 <안개속의 여자>출간.
두만강여울소리 시인상(2004년)
제1회중국조선족녀성백일장! 은상,연변시조 우수상 수상
두만강여울소리 시인상 수상
연변작가협회 회원


■주향숙 시 5편

나는

주향숙

무지럭괭이끝에서
흩날리는 먼지를 보며
내 자존심은 살찌기나 했을가

비살이 꽂혀지는
구부정한 등허리를 보며
내 오기는 꿈틀거리기나 했을가

자갈밭에 떨어지는
후줄근한 땀방울을 보며
내 희망은 솟구치기나 했을가

그렇게 만들어주는 먹이로
그렇겜 만들어진 나는
빛속에 그림자로 익사했다


반란

주향숙

작은 둥지속에서
조용한 평화로
기여만 들었는데

바람의 색갈을 보고파
바람의 소리를 듣고파
바람의 가슴을 만지고파

어느새
내 몸에 돋아나는
날개
그리고 그 날개짓


그리움

주향숙

너와 나
서로의 이름자를 기억해내기보다
먼저 온 몸으로 느끼! 는 탓으로
어느날 서로의 이름자가 생소해질수 있다면

너와 나
아득한 사막을 따갑게 걸어
발끝에 떨어지는 눈물로
어느날 바다를 이루어낼수 있다면

우리
그 어느날에
감히
그리웠다고 이야기하자


환상

주향숙

푸른 새벽을 보면
너랑 함께 깨여나고싶었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
너랑 함께 취하고싶었다

농밀한 어둠을 보면
너랑 함께 열락하고싶었다

순간이 빚은 일상의 ! 그리움
환상에 뜨겁게 데이고
홀로 혼절한다

만질수 없는 거리만
내 가슴에 년륜으로 ! 감겨
강렬한 빛으로 기여다니고있다


새벽

주향숙

생존에 매달리던
후줄근한 어깨가
조용히 무너진다

안타깝게 몸부림치던
삶의 고뇌가
고요히 잠잔다

포근한 침대에서
착하고 아름다운
꿈을 꾼다

보이지 않는
또다른 새벽 하나가
안개처럼 피여난다


<주향숙시인 약력>

1975년 출생
제1회 '송화강'수필상  수상
연길시 연북소학교 근무


■최영옥 시 5 편

아기벼

최 영 옥

선생님도
반장도
없는데

저절로
멋지게
줄을 섰구나

바람누나
하나,둘
구령 부르면

한들한들
집단체조
신이 난다야


안개

최 영 옥

산아씨
시집 가나봐

하얀 드레스 입고
수집은듯

얼굴 뺘끔
내미는게

시내물은
좋아라
신랑구경간대요


구름

최 영 옥

구름은 청소부
부지런한 청소부

낮이면
해님 얼굴
알른알른 닦고

밤이면
달님의 얼굴
알른알른 닦네

낮구름
밤구름
청소끝내고 돌아갈적엔

해님은 환하게 웃음짓고
달님도 환하게 손저어바래죠


배구공

최 영 옥

앞집철인 배구공
허공에 뜬 배구공

갈라진 아빠 엄마
이리굴리고 저리치니

허공에 뜬 배구공
할머니가 주을른지


시내물

최 영 옥

시내물은 장난꾸러기
금모래 얼싸안고 뒹굴다가도
개울쪽 철썩철썩 발질도 하네

낮이면
해님아씨 치마자락 당겨도보고

밤이면
달님의 샤쯔 구겨도 놓네 

시내물은 그래도
속은 엉뚱해

지금은 가랑잎도 겨우들지만
크면은
군함도 척척든다나


<최영옥 약력>

1972년생.
동시,우화,아동소설,등 30편 발표.
화림신인문학상,한국최정심아동문학상 등 수상
길심성 도문시 근무.


■리옥금 시 5편

오빠는 삼

리 옥 금

힘장사 이백근이라
소문난 우리 오빠
동생 손목 잡고
엄마따라
산 넘고 물 건너
아버지 찾아
만주땅 밟았네

열 여덟 살 어린 나이
참군하여
전국을 해방하고
돌아온다더니
학수고대 하신
아버지 어머님께
열사증 한 장만
달랑 날려보냈다

그때 그날부터
아버지.어머니의 한숨만
가을바람으로
피기 시작했다


추억으로 가는 길에

리옥금

함박눈이 내리네
물처럼 찰랑이는
너와 내가 가는 길
달빛은 흐릿하고
함박눈은 내리네

핑글필글 내리는
함박눈 꽃잎아래
너와 나는
추억으로 가는 길을
속삭임과 미소로 엮어가네
구름은 피여나고
함박눈은 내리네

너와 내가 엮어가는
꽃바구니
웃음이 찰랑이네
새들은 집을 찾고
바람도 잠을 자네

추억으로 가는 길에
함박눈이 내리네


한복

리 옥 금

장백산 산마루
흰구름 아래

꾀꼴새가 꾀꼴
꾀꼴 노래 부르네

물길은 흘러흘러
십만 팔천리

아낙네 한 자락 소매끝에
지칠 줄 모르고 피어나는
연분홍 진달래

이 봄이 가고 저 가을이 가도
꽃향은 지지 않네


송화강

리옥금

갈밭이었어요
버들방천이었어요

천지가 뿌려놓은
은빛 사슬이었어요

내 머리채와 이어지는
억만년의 사슬

머리와 사슬이 이어지는
흐느낌이었어요

흐느낌이 아니었어요
머나먼 고향의 부름이었어요


동지팥죽

리 옥 금

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동지팥죽은
어머니의 정성에요

강원도 고향마을에서
만주 오동성까지
동지팥죽의 김은
식을 줄 모르고
모락모락 피어 올랐어요

산마루 다락밭
쑥대 우거진 밭머리
콩이삭 팥이삭
주어놓고
수건에 묻은 마른 풀잎
뜯으시며
따끈한 동지팥죽
꿈꾸시던 어머니

지금도 동지팥죽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은
한 줄기 눈물로
피어올라요

*오동성:길림성 돈화시

<리옥금 약력>

1952년 길림성 돈화 출생.
장춘사범학원 중문학보 연수.
길림시 제 40중학교 교원.
시집 『 별을 줍는 여인』(연변인민출판사),수필집 『단풍잎에 붙이는 추억』잇음.
「도라지」선정작가. 연변작가협회 회원.


■심예란 시5편

가을 국화

심예란

웬 녀인이
보라빛 치마자락 날리며
구름이 딛고 가는
언덕에 서 있다

따스한 어깨우에
낡은 바이올린 올려 놓고

락엽이 새무리로
어깨에 내리면
바이올린 비바치시모가
하늘에 닿는다

해빛과 새들과 풀벌레 소리들이
그녀의 옷깃을 바람처럼 스칠 때

녀인은 지친활을 멈추고
야윈 어깨를 들먹인다


마지막 일력장

심예란

무수한 날개를 파드득이며 뛰여가는 썰물
조개껍질 한잎 없는 텅빈 갯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득히 도망친다 파도는

헐망한 신음소리 뭍에다 매여놓고
파도의 몸부림에 벌건 발목 잠근 채
바람에 뜯기운 꿈 한올두올 깁으며
비릿한 담배 한모금 빠는 고기그물

고래에게 핥키운 상처며
해오라기 울음이며
뱃전 물고기 뜀질이며
폭풍우며 새우떼며 섬 바위며
한줌에 도르르 말아 쥐는 바다 황혼

이제 마지막 밤이 닫기면
태양 신이 거대한 황금수레를 몰고
질풍같이 달려 오리라
저 붉은 바다 밑에서

어허, 나도 수레를 잡아타고
쨩쨩 채찍을 울리리라


초경

심예란

신께서 보내주신 빛이
내 몸에서 봄물되여 흐르나니

손가락끝에서도 촐랑대는 물결에
귀 기울이면

생명의 빛이 터지는 소리
열반의 문이 열리는 소리

소리소리 새 하늘을 열며
미소 짓는 장미 한송이


냄비

심예란

가스불 담금질에 철물이 녹아발린 얼굴이다
쳐다보는 이 아무도 없다
주방의 하루저녁은 저물어 간다
가재미처럼 찬장바닥에 엎드려
뒤척이는 밤(夜) 껍질 한 겹 한 겹 벗길 때면
늙은 추억은 손가락끝에 묻어나고
아직 오지 시간이 새벽허리를 휘감으며
살포시 옆에 눕는다
골며 잠드는 사이, 흠친 코소리 곁으로
이마에 구술땀 얼룩진 앞치마나
수세미나 별로 쓸모없는 식기들이
무심히 스쳐 지난다
어둠의 살창 부여잡고
술잔같은 작은 목숨들에서 실려오는
낯익은 냄새에 가만이 미소를 지어본다
주인은 갓 사온  랭장고 놓을 자리를 닦느라 분주하다 
아스라이 깜박이던 위성이
밤새  조금씩 조금씩 자리를 옮긴다


사이섬(꼬리섬)

심예란

소문 들었씀둥
선구(船口)촌 두만강 방향쪽으로 가지 뻗은 오솔길 옆에
장년 그럭게 파묻어 놓은 술기 간밤에 누가 훔쳐갔다꾸마
에구- 술기안의 가대기랑 쪽지게랑 보습날이랑 흙 먹구 자라서
힘이 황소보담 영 쎄겠는데
농짝에 치워둔 놋수가락처럼
형편없이 찌그러진걸 도둑놈이 어째서 욕심 낸담둥
잘 모르겠으꾸마
하여튼 채 못가져간 발방아랑 각을 싹 듣어놔서 눈뜨구 못 보겠더랐꾸마
뜯긴 쪼각들이 눈을 펀히 뜨구 밤새 그 난리를 다 봤다꾸마
끌려가다가 버들가지에 걸려 넘어진 두루마기고름 있쟴둥
검은 바람을 몇오리 찢더니 술기바키 혼을 막 부르더라꾸마
그 술기 강 건너 올 때 하마트문 두만강 물에 빠질뻔했쨰쿠 머임둥
여름이믄 장화 신은 벼농사군들이 밭에서 집으로 올 때믄
개똥불이 모다들어 술기를 끌고 밀고 했쨰쿠 머임둥
우리 아들놈두 그 뼈밥 먹구 대학 갔쑤꾸마
에그 기차라
앞 둔덕에 묻힌 쪽박들이 알면 수염을 부르르 떨겠쑤꾸마
어느 망할 놈이 훔쳐갔는지 원
그런데 그게 그렇게 금값이람둥
박물관에 팔아 먹으믄 엄청난 돈이 된담둥
그건 잘 모르겠쑤꾸마 옆집 김아바이 그러는데 그게 거저 술기 아니랐꾸마
근데 밤이믄 그 자리에서 자꾸
술기바키 구부는 소리 덜커덕 덜커덕 하구 들린다꾸마
내 코신 강역에 있쑤꾸마 내 코신 강역에 있쑤꾸마 하는
여자 울음소리도 들린다꾸마

*술기바키: 소수레바퀴(전체문장 흐름은 연변 지방어)

<심예란 약력>

연변조선족자치주 당위위원회 근무
연변작가협회회원
연변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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