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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사랑

  • 김경희
  • 조회 6610
  • 기타
  • 2010.09.29 20:15
커피를 홀짝이며 친구가 엉뚱한 말을 걸어온다.
내일이 세계의 말일이라면 너는 뭘하고프지?
그래서 나는 한점의 흔들림도 없이 마치 그 말을 기다리기도 했다는듯이 주저않고 대답했다.
나는 말이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바다를 마주하고 꼭 포옹하고있겠어, 그렇게 세계의 말일을 맞겠어…
너는?
그러니 친구가 말한다.
나는 최고급호텔에서 고급옷을 입고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거야!
그의 대답을 듣는 나는 어이없어진다.
기껏 하고싶다는것이, 좋은 곳에서 좋은 옷 입고 좋은 음식 먹는거?
응, 웃지마! 사람이란 누구나 다 자기가 제일 고프던것을 마지막순간에 원하지! 난 사랑은 고프지 않아, 평소에 먹고입는것을 늘 억제해왔거든, 그래서 난 그것이 가장 원하는것이 돼버렸어!
세상에!
나는 입이 벌어졌다.
문득, 동료의 말이 떠오른다.
난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 자신에게 정말 각박했어요.
사실, 자신에게 각박한 사람은 너무도 많은것 같다. 가족에서 남들에게 친구들에게는 아끼지 않는 사람이 자기자신에게만은 각박한 사람…
지금껏 살아오면서 사랑에 많이 목말랐던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왜 세계의 말일을 맞는 순간 가장 하고픈 일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것일가! 아무 생각도 없이 누가 문득 물은 말에 난 그렇게 제꺽 대답할수 있을만큼 난 사랑에 고팠던가부다.
내가 지금 느끼고있는 이 감정, 이 감정은 사랑일것이리라 난 확신한다.
그의 생각으로 꽉 차있는 나의 일상, 그렇게 가슴에 깊숙이 들어와있으면서 실체를 만날수 없는 그 사람, 이렇게 일년? 삼년? 오년? 아, 아무리 늦어도 오년이면 그 기다림의 끝은 보이겠지! 더 기다리기엔 난 너무 허약해있다. 그렇더라해도, 더 기다리라 해도 난 기다릴거다. 내 마음은 이미 그렇게 기울어졌다.
가을 바람이 서늘한 이 계절, 바람이 몰고온 진한 그리움이, 가을 여인의 가냘픈 가슴을 저민다. 가을 사나이!
사계절에 왜 꽃피는 봄도 아니고 시원한 여름도 아니고 환상적인 백설의 겨울도 아닌, 가을을 나는 유독 사랑할가? 그는 왜 하필 가을 사나이였을가? 그는 내가 가을을 사랑하는줄 어찌 알았을가?
가을이 깊어갈수록 산야는 물이 오른다. 단풍이 산을 태우기 시작한다. 사랑이 여린 여인의 가슴을 태우기 시작한다. 산이 불타듯 타오를무렵, 사랑이 정열처럼 가슴을 태우면 하늘아래 바다건너 가을사나이가 있는 산야에도 물이 오르리라! 그러면 그의 가슴도 단풍처럼 물이 들리라! 그러면 가을사나이는 여인이 있는 쪽의 하늘을 향하여 사랑을 태울것이리라!
늦은 계절 타오르는 그리움은 그 이름이 무엇이든지 관계없이, 누가 보아주든지 안보아주든지도 상관없이, 나름대로의 빛을 뿌리며 하늘땅사이를 서서이 서서이 채운다!
사랑의 계절 이 가을에 늦게 철드는 여인은 가을사나이를 향한 마음을 태우며 계절을 장식하고있다!
이 세상이 여인을 몰라주어도 가을사나이만은 여인의 마음을 알아주리라! 그리로 여인의 그리움이 부질없는것이 아님을 증명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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