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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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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문(시:전경업)

  • 김형효
  • 조회 6597
  • 두만강여울소리
  • 2005.10.04 13:06
천군만마의 호용을 가로질러 하얀 바다에 뛰어들어라. 태초의 불 위에 영혼을 가꾸며 유랑을 살찌운다.

향수의 원천 덩실한 황궁은 새카만 하늘에 별도 없다. 끝없는 동굴의 소용돌이

팽창하는 육체는 태동을 꿈꾼다. 해방을 꿈꾼다. 자유를 꿈꾼다. 압박을 사랑해 율동하며 처절한 고난의 행군을 시작해라.

영원한 순간, 지리한 한 순간을 세포마다에 메모해라.

땅은 연체동물 마냥 꿈틀거리며 경련하며 사랑을 게워낸다.

푸른 하늘 검은 바다 반짝이는 별들과 구름 속을 거니는 둥근 달과 노을을 불태우는 태양은 언제나 바람과 풀과 나무와 물과 돌과 꽃과 사막과 오아시스와 초원과 설산과 소와 양떼, 그리고 개미와 하루살이 모든 생명을 어루만져 요란한 삶의 종소리를 울리게 한다.

봄여름가을겨울가을여름봄겨울가을여름봄

자정아침정오저녁자정저녁정오아침자정

순간순간 쓰러져 가고 살아가고 쓰러져 가면서 꽃송이는 열매로 죽고 열매는 종자로 썩어 새 생명을 싹틔운다.

황혼이 깃드는 벌판, 영혼은 서식지를 떠난다. 영혼이 서식지를 떠나는 날, 어둠의 장막이 서서히 내린다.

새하얀 하늘 황금의 땅, 끝없는 동굴을 지나면 펼쳐지는 새 세상이어라.

유한무계(有限無界)한 우주공간에 둥둥 떠서 무게도 그림자도 없이 수천만 개의 태양이 따사롭게 빛나는 화원에서 자유로이 떠돌아라.

윤회의 영원, 영원의 윤회, 그 사이에 선들선들한 칼 마냥 우뚝 솟은 분수령, 심판이 거연히 굽어보는 육체와 생명과 영혼이 가고 오는 종착역.

하늘엔 구름이 새하얗고 땅에는 잔디가 새파래라.

1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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