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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아래 나무가 되어

  • 최재효
  • 조회 7414
  • 기타
  • 2005.11.24 14:08
달빛아래 나무가 되어


                                                  - 여강 최재효




                               
    오늘 밤은 나무가 되겠습니다
    몸부림 쳐 온 지난 날들이
    모두 부질없는 눈물이었다는 것을
    달빛에 휘날리는 낙엽을 보고 알았습니다

    늘 봄꽃을 피우리라 믿었던 소년은
    소쩍새 울음소리 속에 그리움을 키웠고
    한 여름 천둥소리에 꽃을 피웠습니다
    늘 곁에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떠나 간 소쩍새는 돌아올 줄 모르고
    한번 진 꽃은 다시 피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다리없는 나무를 사랑하고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달 그림자를 사랑할 걸 괜한 짓을 했나봅니다
    한 뼘도 안 되는 사랑으로
    임을 영원히 잡아놓으려 했던 무모함
    이제 그 맹목적인 집착을
    저 낙엽처럼 바람에 띄워 보내려 합니다

    오늘밤은 한 번 더 그대를 그리워하고
    한 그루 천년 고목(古木)이 되어
    긴 긴 동안거(冬安居)에 들겠습니다
    그 동안 가슴속에서 알알이 맺혀있던 그리움을
    저 밤하늘에 별같이 매달아 놓고
    달 뜨는 밤이 되면 그대 위한 기도를 하겠습니다



  _()_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형통하소서


    2005.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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