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아래 나무가 되어
- 여강 최재효
오늘 밤은 나무가 되겠습니다
몸부림 쳐 온 지난 날들이
모두 부질없는 눈물이었다는 것을
달빛에 휘날리는 낙엽을 보고 알았습니다
늘 봄꽃을 피우리라 믿었던 소년은
소쩍새 울음소리 속에 그리움을 키웠고
한 여름 천둥소리에 꽃을 피웠습니다
늘 곁에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떠나 간 소쩍새는 돌아올 줄 모르고
한번 진 꽃은 다시 피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다리없는 나무를 사랑하고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달 그림자를 사랑할 걸 괜한 짓을 했나봅니다
한 뼘도 안 되는 사랑으로
임을 영원히 잡아놓으려 했던 무모함
이제 그 맹목적인 집착을
저 낙엽처럼 바람에 띄워 보내려 합니다
오늘밤은 한 번 더 그대를 그리워하고
한 그루 천년 고목(古木)이 되어
긴 긴 동안거(冬安居)에 들겠습니다
그 동안 가슴속에서 알알이 맺혀있던 그리움을
저 밤하늘에 별같이 매달아 놓고
달 뜨는 밤이 되면 그대 위한 기도를 하겠습니다
_()_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형통하소서
2005. 11. 24
- 여강 최재효
오늘 밤은 나무가 되겠습니다
몸부림 쳐 온 지난 날들이
모두 부질없는 눈물이었다는 것을
달빛에 휘날리는 낙엽을 보고 알았습니다
늘 봄꽃을 피우리라 믿었던 소년은
소쩍새 울음소리 속에 그리움을 키웠고
한 여름 천둥소리에 꽃을 피웠습니다
늘 곁에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떠나 간 소쩍새는 돌아올 줄 모르고
한번 진 꽃은 다시 피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다리없는 나무를 사랑하고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달 그림자를 사랑할 걸 괜한 짓을 했나봅니다
한 뼘도 안 되는 사랑으로
임을 영원히 잡아놓으려 했던 무모함
이제 그 맹목적인 집착을
저 낙엽처럼 바람에 띄워 보내려 합니다
오늘밤은 한 번 더 그대를 그리워하고
한 그루 천년 고목(古木)이 되어
긴 긴 동안거(冬安居)에 들겠습니다
그 동안 가슴속에서 알알이 맺혀있던 그리움을
저 밤하늘에 별같이 매달아 놓고
달 뜨는 밤이 되면 그대 위한 기도를 하겠습니다
_()_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형통하소서
2005.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