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길에 많은 것을 배웠고
또 느꼈습니다.

인간에게는
망각이라는 막강한 무기가 있다고 하셨던
김문호 선생임의 말씀을
요새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망각이 있음으로
인간은
과거에서 빠져나올 수 있고
고통속에서 헤어 나 올 수 있고
행복을 볼 수 있고
희망과 미래를 찾을 수 있지 않느냐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또
맑은 눈물을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 순수하고 가
슴이 아프도록 맑은 눈물이
저의 눈 앞,
바로 허공을 타고
뿌리도 없이
가는 곳도 없이
흐르는 것이
눈앞에 선합니다.

전에 이런 말을 써 보기도 했습니다.

불교에서 말씀하시기를
부처님의 말씀을 글로 적으면
그것이 경서이고,
모양으로 만든다면
탑이고
소리로 듣는다면
종소리라고 했으니

우리가 오늘 영혼을 무엇으로 말할 것인가,
그래서 주제 넘게 한 마디 써 본 적이 있습니다.

인간의 영혼을
글로 적으면
그것이 바로 시요,
모양으로 만든다면
눈물이요,
소리로 듣는다면
음악일 것이라고.

저희들이 가는 길
한발작 한발작마다 모두가
영혼의 흐름을 따라
추억이 되고
말씀이 되고
생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머나먼 서울에서
목포가지
태초의 황야에서
홍황의 풀잎을 스치던
영혼의 메아리로
외로운 가슴을 달래주셨던
선생님
그 영혼의 울림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