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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탁

  • 최재효
  • 조회 7307
  • 기타
  • 2005.12.29 15:26
세  탁



                                            - 여강  최재효




그녀들은 손빨래를 잊은 지 꽤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나오기도 전에 닳아없어진
누이들 손톱이 요즘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아내의 네일 아트(Nail Art)를 보는 재미에
자주 잠든 아내의 손을 몰래 훔쳐봅니다
세탁소 김씨만 살판났습니다
저도 누이들 미적 감각 향상을 위하여
더 늦기 전에 세탁소를 차릴까 합니다만

현란하고 요상한 누이들 속옷이며
원통하게 돌아가신
짐승들 거죽으로 만든 호사스런 옷이며
불쌍한 가장들의 양말과 와이셔츠며
엉덩이에 뿔난 딸들의 호기심 가는 옷이며
심지어 견(犬)순이 귀저기 까지
닥치는 대로 빨고 빨아서
여성상위 시대에 일조(一助)를 하고 싶습니다

걱정스럽습니다. 만약에 제가
돈을 태산처럼 굵어모으면 어찌 처리해야할지
며칠을 고민 끝에 묘안을 생각해냈습니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백리정도 되는
자그마한 세탁기를 만들어
세상을 통째로 집어넣고 빨고 다리고 펴서
누이들뿐만 아니라
파도를 타느라 늘  파김치가 된
오빠들도 손톱에 멋을 부릴 수 있는
예술지상주의가 도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선 저부터 빨아야 겠습니다

 2005. 12. 29. 00:15





_()_ 2006, 병술년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뜻을 이루시길 빕니다
    늘 고맙습니다

    여강 최재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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