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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선인장 꽃

  • 김경희
  • 조회 7930
  • 기타
  • 2006.04.19 12:42
날마다 보아도 날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는 선인장꽃때문에 출근해서 대청에 들어서는 일이 요샌 너무 즐겁다. 남쪽 창턱에 줄쳐 늘어선 화분들마다 저마다의 모습을 자랑하며 다투어 꽃망울을 터치는 모습이 무척 환희롭다.그중에서도 선인장 긴 외줄기에 대롱대롱 달린 연분홍의 탐스런 꽃송이들이 가장 눈을 끈다.
선인장도 꽃을 피울수 있었던가!
놀라웠다.
선인장이 꽃을 피울수 있다는 일 놀라웠고 그 꽃이 내가 여직 본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인데 놀랐다.
해빛이 비추면 해나른해 지는 난꽃의 꽃살처럼 맥이 없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거칠지도 않은 선인장 꽃은 촉감이 부드러워 그냥 꼭 안고싶은 그런 살결이였다.
먼곳에서 보면 연분홍 색채가 해살아래 눈부시였고 가까이서 보면 올올이 옆으로 해살처럼 부채형으로 펴진 살결의 무늬가 단단한 가운데 부드러움이 곁들여 보면 볼수록 깊이 모를 우물의 고요처럼 아늑했다.
푸른 줄기가 받쳐주는 활짝 피기 시작한 함함한 꽃 다섯송이가 머리를 다소곳하게 선 모습은 누가 보아도 아련하다.
꼭 물어놓고 싶지? 누군가 보면 볼수록 괘씸하다고 표현했다. 눈을 뗄수 없는 아름다움앞에서 그렇게 밖에 표달이 안되였겠지.
여러줄기중 단 한줄기에 꽃이 대롱대롱 매달리였는데, 맨 윗부분 가시가 나와야 하는 자리에 꽃이 달려있는 선인장 꽃은 꽃중의 미인임에 틀림없다.
금황색의 화려한 난꽃이 한족꽃이라면 연분홍 부드럽고 도고한 선인장꽃은 조선족임에 틀림없으리라.
귀족꽃이여서 꽃중의 미녀여서 다가갈수 없는 이는, 감히 그앞에서 떠나가지 못한다.
장미꽃이 불타는 정열을 밖으로 내비친다면 선인장꽃은 수줍음을 촉촉히 안으로 안고있다.
누가 보아도 그는 아름다움의 또다른 이름인것을! 아름다움이란 어휘는 그의 존재로 세상에 태여났듯이 현란한 자태다.
통 일을 할수가 없다. 자꾸 눈이 그쪽으로 가고 발길이 그쪽으로 가서. 창턱에 죽 놓인 화분들에선 너나없이 다투며 꽃을 피우는데, 그 온갓 꽃을 누르고 선연히 눈에 들어오는 선인장 꽃! 양지바른쪽이라 해빛이 충족하고 꽃 가꾸는 이의 정성이 지극한데 꽃이 피지 않을 이유가 있을가? 꽃 주인은 단아한 녀인이다. 그리고 웃기를 좋아하는 녀인이다. 그러니 그가 가꾸는 꽃이 아름답지 않을리 없음을 누군들 모르랴.
선인장은 꽃을 피우지 못해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식물이다.
칼에 손을 베이엿을때, 선인장 즙보다 더 좋은 약은 없을것이다. 어떤 독도 선인장즙은 쑥 빨아낸다. 그래서 선인장은 집집마다의 화분통에 모셔져 있거늘, 그 모체에 그 이름에 손색이 없는 꽃 또한 이처럼 천하절색일줄 난 정말 몰랐었다.
함함한 이파리들이  부드러운 결로 하얀 속살을 포근히 둘러싸고 있는데, 도톰한 속살이 수십개의 미끈한 속살줄기를 옹위하고있는 모습은 마치 수천의 궁녀가 천자를 옹위하듯한 휘황함이 보인다.한마디로 선인장꽃은 눈부신 꽃이다.
해빛아래 눈부셔 바라볼수가 없는 꽃, 마주보는 이더러 언어의 무색함을 느끼게 하는 꽃,살며시 다쳐보았더니 뭔가 단즙이 툭툭 떨어진다.입에 대보았더니틀림없는 꿀이다.
혼이 쑥 다 빠질만큼 사랑하고싶다. 조선족녀인을 닮은 선인장꽃, 내가 남자라면 선인장꽃같은 녀인을, 물젖지 않은 녀인을 온 생애를 걸고 사랑하리라. 청초하고 아름답고 물기 함함한 우리민족의 소녀같은 저 꽃을, 부드러운 겉모습에 가리워진 대바른 성정을, 그 은은한 향기를 나 생명으로 사랑하리라!


                             

                            2006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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