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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그리고...

  • 김경희
  • 조회 7202
  • 기타
  • 2007.01.07 13:06
허동식시인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윤청남시인의 근작시가 다섯수 손에 있어 그걸 올리니다.

피리 소리(외 4수)
      윤청남

손끝에 의해 다듬어진 피리는
대나무 숲을 못 잊어한다
세월이 파놓은 함정에 빠진 바람은
바람의 속을 운다
삭아 고은 물빛 입김
사람의 하늘 씻어낸 내음
바람은 바람으로 숲을 넘어 돌아오고
대는 대로 대밭에 멀쩡히 다시 돌아와 섰지만
그 날의 그 노래만은 언녕 한송이 구름에서 휘발하고
지워지지도 않는 옛 노래곡이란 노을속을
속빈 달구지 구으는 소리만 대신 조용히 맑다
마디 물러난 대속에 드는 창백한 하늘
떠 고운 커피향이 푸른 잎의 속을 판다
여름 한낮 풀잎 딛고 돌아와 뙤창문을 마주하면
순한 누이의 덧니같은 우뢰소리
꽃은 무난히 곱지만
자는 바람에 마른 잎은
잠들지 못한다.

2005.4.30



좋은 날

산이며 호수며
한없이 다녔다
그대 고운 눈빛 항상 좋더라
다가온 물빛 하나만으로 즐겁기도 했네라만
갈밭 머리에 바람자면 또다시 달은 떴다
더듬는 봉사의 담백한 느낌으로 걸었던 숲
강뚝 넘어 돌아오는 길은 또 한번 외로웠다.

2004.11.10


갈밭에 바람자면

강물은 돌아앉아 굽이 잦고
잠든 풀은 깨여나 잠들어있었다
머언 피속 넘어 걸어오는
맑은 어둠속에 피는 당신
갈대는 일어서서 시간에 잠긴다
노을 벅차게 들에 물든 하늘
또 한번 키는 안개에 묻혔다
빈 주먹으로 달려온 망망한 벌
갈대는 없는 바람에 한몸 휘젖긴다.

2003.1.16



삼백륙십오일 그 기인 나날
처마아래 창호지를 울리며 사라졌던 모든 비 바람이
나무란 잊혀도 잘 안지는 구불구불 한 가지를 타고 스며올라
아름다운 꽃이란 이름으로 루명을 벗는다
그 시절에는 멋도 없이 슴슴했던
오히려 청춘을 아픔과 절망의 구름속에 깊숙히 묻어 버렸던 일들
아하! 이쁘다
나무에 꽃도 그런 의미일가.

2004.11.10


비참한 행복

나에게는 지금 나는 없고
내가 있다
수많은 장을 번지면
바람은 바람자는 날 일어선다
누구도 그 한페지를 넘겨 안줬다
기인 여름 한점의 구름 예뻤던 하늘
흰 바탕잎에 색을 올려 피여 아름다웠던 꽃
그는 갔다
가로등 도시를 벗어 못난 어둠속으로 그는 끝내 어느 날
그를 유인하는데 성공한다

나는 그곳에서 나를 죽였다.

200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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