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를 추천하는 리유/김호웅 > 문학(시, 소설)

본문 바로가기

시인 김형효
김형효 작품집
김형효 작품집 < 시인 김형효 < HOME

<둥지>를 추천하는 리유/김호웅

  • 김영춘
  • 조회 7501
  • 기타
  • 2007.01.29 21:26
새농촌건설의 기폭제가 될만한 소설

                                    * 김호웅


박옥남의 단편《둥지》(<도라지>, 2005년 제2기)를 추천한다. 이 작품은 우리 조선족 농촌공동체의 와해와 붕괴 과정을 진실하게 묘사한 수작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다.

작품은 도데의《마지막 수업》의 서사구조를 답습한 한계를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일인칭시점에 의한 생동한 세부묘사, 속담의 적절한 사용, 아낙네들의 개성적인 대화를 통 해 조선족 농촌공동체의 피폐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민족 어린이들이 뛰놀던 벽동소학교가 한족들에게 팔려 양우리로 변하고《학교간판 이 도끼날에 두 쪽으로 쪼개져 교실 창문우에 거꾸로 덧박혀있》는 광경은 얼마나 처량한가!

둥지가 부서진다면 알인들 어찌 성햐랴! 주인공 성수는 양우리로 변한 학교를 보면서 아래와 같이 생각한다.《문득 저 집에 들어올 양들이 나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있던 집도 없어졌는데 양들은 이렇게 팔자에도 없는 좋은 벽돌기와집에서 살게 생겼으니 말이다.》― 이 얼마나 눈물겨운 역설과 아이러니인가.

150여 년 전 미국의 스토우 부인의 소설 《톰 아저씨의 오막살이》(1852)가 떠오른다. 이 소설은 톰 아저씨라는 비천한 흑인 노예를 주인공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는 깨끗한 양심의 소유자이지만 혹독한 백인농장주는 그를 이라자라는 녀노예와 함께 다른 농장주에게 팔아 넘기게 된다. 이 소설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말을 타고 채찍을 휘두르면서 쫓아오는 노예주를 피해 녀자 흑인노예인 이라자가 갓 얼음이 풀리기 시작한 오하이오강에서 성에장을 이리저리 건너 뛰면서 도망치는 장면이다. 흔들거리는 성에장우에서 그녀의 신발은 벗겨져서 두발은 칼날 같은 얼음부스러기에 베고 찢겨서 선혈이 랑자했지만 사생결단하고 도망을 친다. 잡혀서 다시 노예살이를 하는 것은 차가운 강물속에 빠져서 죽는 것보다 더 무서웠던 것이다. 그야말로 혹정(酷政)은 맹호보다 무서운 법이다. 하여 이 소설은 노예폐지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미국의 남북전쟁을 승리에로 이끌었던 페노주의자 아브라함 링컨대통령이 스토우부인을 만나서 <<부인께서 남북전쟁을 일으켰습니다>>라고 말한것은 결코 롱담만이 아니였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둥지》라는 소설 역시 조선족공동체의 처참한 상황을 고발하고 있으니 우리 조선족공동체살리기 또는 새 농촌건설운동의 기폭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6.7,10 연길에서
  • Information
  • 사이트명 : 시사랑
  • 사이트 주소 : www.sisarang.com
  • 관리자이메일 : tiger3029@hanmail.net
  • 운영자명 : 김형효
  • Quick menu
  • Statistics
  • 오늘 : 545
  • 어제 : 650
  • 최대 : 18,497
  • 전체 : 1,232,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