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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사연(시)

  • 허동식
  • 조회 7125
  • 기타
  • 2007.03.21 15:37
봄인데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머리는 작고
키만 큰 바람
목에 피줄을 세우는 바람
허리가 잘룩해서 선악(善惡)을 론하는 바람들이
아카시아의 봄을 빼앗으려는
회의를 하고
어떤 합의까지 본 모양으로
밤낮으로 기승부리고 있다

창가에서 내려다 보면
아카시아의 가지에는
애들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버린 노란 포장지
이웃집 할멈이
야채시장에서 주어온 빨간 비닐주머니
게으른 안해가 된감기에 걸려
코를 풀고 아무렇게나 버린 흰 종이
내가 피우는 싸구려 담배곽 종이가
갈기갈기 걸려있다

몹시 괴로울텐데
장대기나 빌어다
미용을 시켜야지
생각은 좋지만
시간의 여유가 없다는 리유로
나는 출근길에 오르고 만다

그러는 사이에
봄은 가고
여름이 온다

아카시아의 여름 아래에서
아카시아의 미친듯한 푸름을 쳐다보면
간혹 바람이 불어오기는 하지만
종이라든가 비닐주머니의 흔적이 비쭉 보이기는 하지만

나도
어엿한 마음가짐으로
여름의 한복판에
사계절의 무대로 나가는
욕심을 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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