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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 출항에서 회항까지

  • 김형효
  • 조회 3345
  • 2005.09.20 08:52
12시부터 시작된 출항준비가 6시 25분경에야 끝났다.
동해 거진항에서 일행이 배에 승선한 시간은 4시다.
4시부터 배 안에서 뗏목을 예인선에 밀착시켜 예인준비를 한다.
예인준비는 맨 마지막에 보트를 예인선에 올려싣는 순서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시간은 6시 25분이다.
부두에 정박하고 있던 해양경찰대 배에서
경찰들이 도열해 서서 뗏목탐사대를 향하고 있다.
예인선 주변을 맴돌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경찰의 소규모 배가 보인다.
예인선이 뱃머리를 동해를 향하여 돌린다.
뱃머리가 돌아가고 항해가 시작되었다.

6시 30분 눈물이 난다.
거진항을 빠져 나가는 뱃머리에 환송객들이 어디서 모여들었는지 손을 흔든다.
대원들과 승선원들이 일제히 손을 흔들며 서로를 북돋운다.
출항이 시작되어 거진항을 빠져 나간다.
곧 거세지는 파도가 시작된다.
짧은 순간에 항구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거센 파도에 멀미가 난다.
7년을 세상의 거친 파도와 부딪히며 이겨왔던 항해가
드디어 시작된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뗏목에 걸터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화가 최병수 님과 뗏목탐사대 방의천 대장의 모습은
결연을 맺는 의인의 모습처럼 빛을 발한다.
외롭고 고독한 바다의 거리에서
거칠게 나아가는 발해의 자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거친 파동을 구토감이 오는 고통스러움 속에서 견디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그런 고통이 일상의 고대였던 듯 깨달아간다.
손이 시리다.

어둠도 파도도 낯설음을 뛰어 넘는다.
조국도 민족도 청춘이다.
가슴에 불을 단 청춘이다.
그때 바다의 출렁임이 거칠어 항해 길이 멀다한다.
도착일이 예정보다 이틀은 더 소요될 듯하다는 승선원의 전언이다.
뗏목에 깃발들이 찬란한 항해의 밤바람에 보기좋게 나부낀다.
거친 회오리같은 신명이 보이는 듯하다.

짧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듯
거칠게 몸서리를 치며 바다와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했다.
하지만, 바다는 우리를 밀어냈다.
사실은 뗏목을 예인하는 배, 탐해호에 뗏목 연결부위 H-BIM의 용접부위가 위험하다.
방의천 대장은 예인선의 안전문제로 급하게 회항을 결정한다.
회항이 결정되고 뱃머리를 돌리는 순간, 5분도 지나지 않아
H-BIM의 용접부위가 떨어져 나가면서
화가 최병수 님이 조각한 치후천황상을 치고 바다로 잠수한다.
탐사대의 얼굴 치후천황상은 동해 어딘가로
거친 물살을 따라 바다를 헤쳐가고 있으리라.
아니면 탐사대를 앞질러 뱃길을 닦아나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배가 거진항에 도착한 시간은 7시다.
도착하기 전에 사전 연락하여 거진에서 탐사대를 후원해오던 지인들이
식당을 잡아 저녁을 준비해두고 기다리던 식당으로 향했다.
어쩔 수 없이 뗏목 파손 부위와 예인선 연결부위를 수선하고
정비한 후 떠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식사를 마치고 9시가 조금 넘었다.
다음 날의 준비를 위해 탐사대원들은 모두 모여 항해 일정에 대하여 의논하고
우리는 숙소를 찾아 여러가지 사회와 국가, 그리고 민족문제 등으로
각자의 의견을 나누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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