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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24호선 도보순례! 이튿날...,

  • 김형효
  • 조회 3210
  • 2006.11.23 20:34
<박치연과 그의 부인..., 20여년만에 만난 그 친구다.>


전날 20여년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맥주잔을 기울이며 회포를 풀었다.
자식없는 내가 친구의 아이들을 보면서 생기가 돋았다.
그리고 잠시 후 슈퍼를 하는 친구네 가게에 가서
친구의 부인과 함께 맥주를 조금 더 마셨다.
상쾌한 소년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저녁 잠을 함께 잔 친구네 집에서 학교가는 아이들과 아침을 먹었고
식사 후 친구는 전날까지 걸었던 현경까지 나를 태워다 주고 돌아갔다.
오늘은 또 얼마나 걸어야 하는가?
내 목표는 하루 40킬로미터인데..., 어제 잘못 신은 신발 탓에 여간 힘들지 않았다.
무안 읍내에서 트레킹 신발을 사서 신고 출발했기에 좀 안심이긴하다.
하지만..., 어제의 통증이 아직 가득하니,
오늘도 만만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길을 걷기 시작했다.

얼마 걷지 않아 일제 시대에 비행기(가미가제특공대가 쓰던 소형비행기) 격납고가 눈에 띠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지 의문이라 하는 이야기인데...,
무안은 일제시대때부터 국내에서도 최적의 공항부지로 손꼽혀왔다고 한다.
높은 산이 없고 바다가 가까운데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고, 또 갯벌이 풍부해서
추락한다해도 안전성이 보장된다는 듯하는데, 실은 들은 풍얼이라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어려서부터 들어온 이야기다.

현경에서 함평읍으로 향해가는 길도 바닷바람이 만만치 않다.
24호선의 장성 쯤에나 가야 바닷바람의 기운은 꺾일 것이다.
세찬 바람에 옷깃을 추스린다.
농사일로 바쁜 들녘만큼 나는 바쁜 걸음 재촉이다.
사실 요즘 농사일이라해봐야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에 폐비닐을 걷어내는 일,
가격폭락에 시름이 깊은 배추걷이 하는 일이 고작이다.

홀로 길가는 것도 쓸쓸하지만,
그런 생각에 들판을 바라보는 마음은 애잔한 쓸쓸함과
눈물겨운 농투산이 삶의 애환에 비애감을 갇게 된다.
나의 어머니 그리고 나와 추억을 나누었던 수많은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겪었던 일 아닌가?
우루과이 라운드의 파도를 넘고 다시 WTO의 수렁에서 힘겨운 일상인데
이번에는 한미 FTA가 지랄발광(?)이다.
 
길을 걷는 내내 한미 FTA 저지하여 생존권을 보장받자는 격구들을 보게 되었고,
농투산이의 자식인 쓸쓸한 시인도 쓰라린 심정에 아픈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홀로 길 걷는 나그네의 한숨이라니, 친구여! 형제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미공조=전쟁, 남북공조=평화통일>
나는 몇년전부터 이런 주장을 해온 사람 중에 한 사람이지만,
우리의 과거사는 이런 주장에 우리끼리 갈등할 구조를 갖고 있으니,
이 어려운 한계를 어찌 극복할까?

생각이 생각을 옮기기도 하겠지만,
생각이 생각을 낳기도 하겠지만,
생각과 생각이 극렬한 양상의 논쟁도 불러오겠지만,
그 중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공존하자는 생각이라는 것...,
그래 의견의 분분함에 갈등만 쌓이는 것은 나도 원하지 않지만,
우리의 존재를 옳게 지켜가기 위한 노력은 멈출 일은 아니란 생각이다.

미국이 없었으면이란 논리로 산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일제시대를 극복하지는 못했을 것이라 믿는다.
바람이 세차다고 멈추기를 종용만 한다면,
추운 날이니 따뜻한 곳에 머물기만 하라 한다면,
우리가 극복할 미래란 없고, 희망은 찾아오지 않으리.

좁은 길이 넓어질 때, 넓은 길을 따라 걷는 내 발걸음이 힘겹다.
사람과 사람의 간극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가고,
길은 더 빠르게 우리를 돌아서게 하며,
향수에 젖을 추억조차 사치 취급을 하게 하니,
아! 수상한 시절이여! 아! 수상한 문명이여!
난 이렇게 외치고 싶다.
내가 어렸을 적 민족의 뒷등에 대고 사용하던 그 표어를...,


수상한 문명을 살펴보고 수상하면 신고하자.
나의 추억의 곳간에 함께 세들었던 이들에게...,
오늘은 함평군 해보면까지 걸음 걸어왔다.
참으로 힘겨운 여정이었다.
몇 사람이 보내준 문자와 격려 전화는 나를 외롭지 않게 했다.

고마운 이들과 한 하늘 밑에 숨쉬고 있으니...,
아! 행복한 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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