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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곡리 잔칫날

  • 김형효
  • 조회 3389
  • 2005.09.17 11:23
길곡리에 잔치가 벌어졌다.
범죄없는 마을로 선정되어 마을 지원금도 받고
관내 기관장들도 모시고 떡도 하고 갖은 음식도 장만하고
범죄없는 마을 현판식도 한다.
군수님과 도의원, 군의원, 면장님과 면서기 등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지역 신문 기자도...,
마을 사람들은 주변에 세우고 각계 나으리님네
중앙을 차지하고 턱하니 버티고 앉았는 모습이 마치 우두머리들 같다.
사실 미안하지만, 그분들이야 무슨 죄가 있겠는가?
바쁘신 틈내서 산골 길곡리까지 찾아주셨으니
마을 사람으로 고맙기 그지 없다.
하지만, 우리네 어르신네들이 받아 안을 소중한 자리에
외지에서 오신 귀빈 여러분들은 오늘 자리에 특성 쯤은 알아서 처신해야할 텐데,
우리네 아주머니들 뒷자리에 엉거주춤 자리도 못잡고 서 계시고
면서기님네들 또한 두리번 두리번 서 있다.
주인공과 가까운 사람들만 객처럼 하고 있으니 마음이 성치 않아
집으로 숨었다가 고요해져서 나오니,
잔치 끝에 음식만 남고 바쁘신 어른님네 다들 어디로 승천하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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