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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서 사람을 만나다

  • 김형효
  • 조회 3002
  • 2005.09.17 11:23
산중에서 사람을 만났다.
사람을 만나 지치고 힘든 어깨를 부려두자고 하면서
항상 사람 때문에 지치고 힘들고 외롭게 병들어
고통을 견디다 못해 산중을 찾은 산골 나그네가
어제나 오늘이나 아니 그날 그날
산중에서도 사람을 만난다.
길가에서 만나는 사람
들길서 만나는 사람
산속에서 비탈에서 만난 사람 사람들
길을 가다 산중에 까마귀와 까치가
서로의 날개 뒤를 쫓아 날면서
춤추고 지저귀며 서로를 인정하고 있는 모습은
세속에서의 눈길로는 아우를 수 없는 평화로움이네.
저 평화로운 날개의 무게를 우리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해서
오늘 산길로 비탈진 인생의 한 쪽 날개를 부려놓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
쉬어갈 사람이 있거들랑.
내 못다한 아쉬움 다할 때까지 그대를 위해 그 자리 비울테니
그대 흔적없는 그리움과 흔적없는 사랑 안고 살며시 다가와 주시게나.
어려워 마시고 언제 어느 때고 지친 도시의 때를 다 지울 수 있을 때까지
언제나 변함없이 지친 어깨 부려두고 가시도록 한 자리 마련할테니,
그대여! 주저말고 오시게나.
난 오늘도 아무도 없는 비탈을 찾아 산중에 사람을 만나러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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