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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에...,

  • 김형효
  • 조회 3434
  • 2005.09.20 08:37
태평성대다.
비 오는 날에 먼 산 바라보고
안개에 휩싸인 산등성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는 것
나는 오늘도 산골을 빠져 나와 면 소재지의 우체국에서
푸른 잎에 빗방울 떨어져 맑게 세안하듯 씻기어 가는 모습을 보며
한가로움에 빠져들며 자판을 두드린다.
하늘 거림인 듯 소곤거림인 듯 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는 데
나도 따라 고적한 정경 안에 집어 넣고 싶어진다.
길가를 오가는 차량에 소음조차 비어 젖어
아우성치듯 빗물을 튕긴다.
사실 비가 내리는 뒷길을 따라가 보면 인상이 찌푸려진다.
내가 어릴 적에는 그것도 생각하지 못할 만큼 흙발에 젖어 들었던
그러나 그런 풍경이 이제는 사라져간다.
사라져가는 풍경을 따라 나는 늙어 간다.
세월의 하소연을 듣고 싶을 정도로 시간과 공간에 따라 배치되는 나를 보며
무엇이 나를 이 우주라는 공간에서 정렬하고 있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아무튼 비 오는 날에 풍요로운 마음처럼
사람들에게 안녕과 평화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
양봉원 일을 하기 위해 비웠던 집 마당, 대문 앞에까지 잡초만 무성하다.
마치 폐가에 이른 것처럼 무성한 잡초들 그들이 날 반겨준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나는 그 잡초를 뽑으며 어젯밤에 인사에 답한다.
몰차다,.
어제는 가고 아침이 오고 동네 한바퀴 돌아 읍내 장터에 가서
이런 저런 시장구경을 하고 봄  모종을 샀다.
고추, 가지, 삶아 먹는 밤호박, 토마토, 수박 이래저래
산골 시인네 집에서 갖추어야 할 것들이 있다면
초보적인 먹거리만이라도 갖추고 싶은 것이다.
혹여 도시에서 손님으로 오시는 이들이 있거든
산촌에서 어울릴 법한 술안주이거나 맛난 반찬거리쯤 될법한 것들로...
그렇게 나는 오늘을  잘 보내고 있다.
비가 와서 외로움이 더하다는 것만 빼면 참으로 모자랄 것이 없고
며칠 집 떠나 지낸 동안 그랬듯 노래가 하고 싶은 데
옛노래만 흥얼거리고 싶다.
자꾸 그렇게 흥얼대다 지쳐 잠이라도 들었으면
가까운 중학교에 전근온 시인과 저녁시간을 예약한 몸이니
있다가 막걸리 한잔이 즐거우리라.
그리운 사람들, 사람이 그리워 몸살이다.
하지만 참아내야지, 그들도 바쁘니까?
사람은 한가할 수록 그리움이 많아진다.
빌려온 책을 보아야지 있다가는 <동트는 산맥> 동학을 이야기 했다는 데...,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고독을 달래는 것도 나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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