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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같은 마음에 피는 꽃과 날으는 새와 그리고..

  • 김형효
  • 조회 4078
  • 2005.09.05 21:48
- 두만강 근처에서 농사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시인 박성훈
 
 
 
연변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은 그리 많지 않다. 연변자치주를 통틀어 현재 활동하고 있는 문인은 300여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성훈 시인은 그런 중에 보배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된다. 젊은 문인들이 드문 현실에서 그가 도문강(두만강) 시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것을 보아도 그의 역할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농촌 현실을 직접 시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의 시심은 동심의 세계로 상징된다. 그의 시 대부분은 동심 속에 농촌 서정을 담고 있다. <하늘같은 마음에 피는 꽃과 날으는 새와 그리고...>라는 긴 제목의 시에서 그는 "엄마야___/시들지 않는 이야기에/피는 노을이 곱구나"라고 저녁놀을 바라보며 숱한 그리움들을 가슴에 묻는다.

두만강 근처에서 농사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시인 박성훈, 그는 연변자치주 시인 중에서는 드물게 농촌에 살고 있는 농사짓는 시인이다. 그가 보여주는 시적 기풍이 자연의 서정에 머물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의 시 <초불>에서는 "마음에 별을 품고/어둠에 불을 지펴/밝은 파문은/생명으로 동그러가고..."와 같이 희망하는 미래를 향하고 있다. 그의 시 대부분에서는 밝은 세계로 향하는 희망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언제쯤 어둠을 건널 다리 하나 올바로 놓일 것인가?

오늘 시인 박성훈의 시에 해설을 덧붙인다는 것은 지나친 수사란 생각이 든다. 그저 가볍게 읽어 내려가도 시적 의미가 통하고 그가 살고 있는 풍경이 눈에 선하게 투영되기 때문이다. 그의 맑은 시심이 널리 화(華)하기를 기대하면서 이만 그의 시에 대한 해설을 마친다.

아래는 그가 보내준 시편들이다.



하늘같은 마음에 피는 꽃과 날으는 새와 그리고...



아름다운 이름으로 남는다는 것
그만큼 喜恨의 언덕위에
빨간 그리움으로 서있다는 것

엄마야___
너무 힘들잖아___

향기로 붐비는 기억이 夢圓을
별처럼 바재이며
싱싱하게 엮어온
인내의 꽃다발...

이제 이 계절의 꽃도 질것이니
아름다운 우리를 지킨다는 것
그것은 우리를 사랑한다는 것

엄마야___
시들지 않는 이야기에
피는 노을이 곱구나



초불


마음에 별을 품고
어둠에 불을 지펴
밝은 파문은
생명으로 둥그러가고...

별이 락엽으로 스치는 몸부림속에
파란 의문을 띄워
어둠을 건널
다리 하나 놓았으니...



뻐꾹새


진달래 꽃잎이
연분홍 기억으로
마음의 전야를
홀가분히 떠날제

둥글어가는 파문처럼
푸르러가는 아픔이 언덕위에
풍요로운 마음가짐으로
유난히도 구슬퍼
뻐꾹 뻐꾹 뻐뻐꾹...

사람이 사위여가는
한줄기 세월의 강위에
___그래 인젠 놓치지 말아야지

봄을 키우는 마음으로
마음 밭갈이를 해야지...



반디불



여보, 지금은
서러움이 없는 듯이
고요한 환호성으로
희미하게 떠있어도

갑시다 늦으나마
우리의 이름을
우리의 향기를 찾으러
들로 숲으로 갑시다

어둠처럼 목마른 한생에
점점이 별처럼 밝은
얼굴을 그립시다
마음속에 그립시다

그러면 종소리인양
떨어지는 세월속에
말쑥하게 서있는 사슴 하나
그 드팀없는 뿔 끝에 돋아나는
햐얀 달이 래일을 세웁니다.




가로수 속심



엄마___
눈물을 빌려주오

그림자 없이
흘리는 세월속에
그만 잃었소만...

자연의 섭리란
한층 또 한층
말없는 침묵으로
오도가도 못할때도 있나보오

잎새 잃은
뿌리 곧은 마음에
엄마___굳이
웃음을 심어주오

추억의 아지마다에
홀가분한 바람이
기발처럼 나부끼오.



가을 나무의 심사



내 마음의 고요한 하늘가에
붉어진 나무의 잎새들이
땅으로 조용히 내려
내려앉습니다

봄, 여름, 가을
주야로 새겨온 추억속에
멍이 든 가슴의
때이른 추억...

필수만 있다면
꽃잎같은 긴 추억으로
기러기처럼 하늘을
점점히 날 으며

오직 하나
땅과 들에 미안함이 없이
빛만 꺼버려도
마음만 홀가분 하련만...



실면



언뜻 스치는
별찌의 자취도 없이
불현 듯
잠을 잃었다

무엇때문일가
커피 한잔으로
어둠을 지피고픈 밤
앞마당 소복한 나뭇잎이
축축한 바람속에 뒹군다

곬이 없이 이는 바람은
마음속에 소용돌이 치며
쉬임없이 먼지를 일구고...

별은
지금도
사색의 오솔길에
깜빡깜빡이고...





모내기 풍경



허리를 굽히고
출렁이는 세월을 보오

장알진 손가락으로
진주같은 땀방울을 꽂소

겨울밤같은 긴 아픔으로
노랗게 열글어갈
가을을 먹소

투명한 마음으로
하늘이 눈부시오.



개구리 울음소리



한방울의 인내도
인제는 그만
말라버렸다

낮은 흐르고
밤의 투영속의
족속의 목마른 울음을 울며
어둠속에 마음을 기대는
소리소리 밤은 차고

온 세월을
련인처럼 기다리며
이 한밤
우표 한 장 없이
달에 부치는 노래는
구슬프게 명랑하다

년로하신 아버지
어이하여
우리의 밤 노래는
이슬에 젖습니까



드릴 수만 있다면...


인연으로 만났다고 할까요
나뭇잎이 이슬처럼 내리는
홀가분한 삶의 거리
지시등은 어이하여
붉은 색을 알릴까요

바람에 불리우는 나무
인제는 또
그 어데로 갈수가 있습니까
맑은 샘이 없이야

흘리는 웃음에 진정
상표를 붙일수가 있다면
마음은 고이 챙겨
어디에 부치리까

드릴수만 있다면
샘물 한모금
땅에 심으리다.



박성훈 약력 : 1970년 중국 길림성 도문시에서 출생, 도문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음.
시 100 여수 발표, 연변작가협회회원, 두만강 시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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